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우버 시스템을 택시에 도입하는 방안을 택시업계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발언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택시업계와 관련 플랫폼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나 실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 장관은 2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IT 플랫폼을 연결해 우버와 같이 국내 택시도 서비스 제고에 나선다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주요 발언은?
“최저임금도 안 되는 사납금제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 시행하는 것이 근본적 치유”
“사납금 폐지는 우버 시스템 등 택시운행률 지금보다 높여 수입 늘리는 방안 필요”
김 장관은 우선 인도에서 택시운행률이 30~40% 늘어난 점과 싱가포르에서도 17% 이상 늘었다는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아침에 예약하고 결제하면 정한 시간에 정확히 도착하는 서비스 등을 택시업계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사례들을)7월까지 택시노조와 이야기할 때 (반응이)좋았다”며 “그러나 차주협회와 2개 노조, 개인택시협회 등 4개 단체 회의 후 아직까지 답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들의 처우가 좋지 않은 점은 반드시 개선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 장관은 “근본적인 치유 방법은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를 시행하는 것”이라며 “하루에 12시간 일하고 215만 원을 받는 조건은 최저임금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납금제)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카풀이 아니라 더한 것을 하지 않아도 택시 노동자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다”며 “이 문제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납금 폐지 방안으로 우버 시스템 도입을 거론했다. 택시운행률을 지금보다 높여 수입이 늘어나면 완전 월급제 시행 재원으로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장관은 “법에 출퇴근 시간에 카풀을 허용할 수 있게 돼있고 여러 가지 택시 환경에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거역할 수 없는 흐름이라면 택시에 도입해 낮은 서비스로 인한 열악한 기사 처우 등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법 운영과 범죄 악용 우려에 대해서는 여러 장치를 통한 예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김 장관은 “카풀을 하게 되면 그걸 어떻게 감시하냐는 걱정들을 많지만 지금 카카오라든가 풀러스라든가 이런 데가 가지고 있는 시스템이 있다”며 “그 시스템을 감시하면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전했다.
아울러 “카카오에서 크루를 모집을 할 때 처음부터 이 분들의 범죄 경력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제출하도록 만드는 등 장치를 둘 수 있다”며 “어디까지 검증을 하고, 어느 방식으로 보험을 하고, 어느 정도 일을 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은 (택시업계가)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나와서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항은?
“택시업계, 20일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 10만 명 이상 참여하며 총파업”
“여론 냉담, 승차거부 등 서비스 개선이 우선 … 카풀 서비스 찬성 의견 56%”
한편 20일 전국 택시종사자들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시행에 반대하며 총파업을 진행했다. 여의도 국회 앞에는 10만 명 이상의 택시종사자들이 참가,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여론은 택시업계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은 택시업계의 승차거부 등 불친절한 서비스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실제 서울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적발된 택시 불법행위 건수는 1975건으로 나타났다. 도로교통법 위반 사례는 1662건, 승차 거부와 빈차 표시등을 꺼놓는 행위는 236건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까지 서울시에 접수된 택시 관련 민원은 1만4401건으로 불친절 5006건, 승차거부 4087건이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서울 등 5개 도시 택시 서비스 품질 평균 점수는 56.1점으로 고속버스 75.2점, 도시철도 74.5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낮은 수치다.
여론조사도 여과 없이 택시업계의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10월 기준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카카오 카풀 서비스 설문조사 결과 찬성 의견은 56%였다.
반대 의견은 28.7%에 불과해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지역과 연령, 이념성향 등과 상관없이 모두 찬성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김 장관이 지적한 것처럼 택시 운전기사들은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이 고질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카풀 서비스 도입은 생존권 문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발간한 ‘택시기사의 노동실태와 지원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택시기사의 월평균 근무시간은 255시간에 순수입은 166만7000원으로 집계된다.
내년 최저임금 8350원을 기준으로 1주에 40시간을 근무해 주휴 수당 8시간을 인정받게 되면 총 209시간 174만5150원이 산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