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3사와 SK텔레콤이 힘을 합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연합을 구축했다. 글로벌 동영상 시장의 절대 강자인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공세를 막아내자는 일종의 합종연횡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푹’(POOQ)을 서비스하는 콘텐츠연합플랫폼은 3일 동영상 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SK텔레콤이 초반 통합법인 지분 30%를 갖고 폭과 옥수수의 사업가치 분석을 위한 실사를 진행하는 등 합병 지분율을 산정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사항은?
“푹과 옥수수 가입자 각각 370만 명, 900만 명 … 1270만 명 거대 플랫폼 탄생”
“푹, 매출 규모 늘어나고 있지만 주요 경쟁 플랫폼에 뒤쳐져 … 이해관계 따른 맞손”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거나 CJ ENM과의 연대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은 지상파 3사 등이 포함된 푹을 선택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콘텐츠연합플랫폼은 푹을 서비스하기 위해 지상파 3사가 투자해 출범했다. MBC와 SBS가 각각 지분 40%, KBS가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기준 매출액은 551억 원, 영업이익은 6억3000만 원, 당기순이익은 3억1000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 규모가 늘어나고 순이익도 내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과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다. SK텔레콤과 손을 잡은 것은 규모 증대 차원은 물론 기존에 확보된 이용자들을 더하면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최승호 MBC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OTT 플랫폼을 함께 발전시킬 중요한 파트너와의 협상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한국판 넷플릭스 구축을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미디어 사업에서 인터넷티비(IPTV)뿐만 아니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옥수수’(OKSUSU) 등이 5G 시대의 킬러 서비스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과감히 투자하고 국내외 사업자들과 협력해 콘텐츠 산업의 지형도를 변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의 푹(POOQ)이 협력하면서 국내는 물론 한류 콘텐츠가 강세를 보이는 동남아시아 시장 등 글로벌 시장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푹과 옥수수 가입자는 각각 370만 명, 900만 명이다. 두 플랫폼 가입자를 합하면 1270만 명의 거대 플랫폼이 탄생하는 셈이다.
경쟁사 움직임은?
“넷플릭스 손잡은 LG유플러스, 어느 정도 성장세 예고 … 국내 콘텐츠 공급 여부 관건”
“이효성 방통위원장, 넷플릭스 대항할 OTT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옥수수와 푹의 맞손에 경쟁사들이 어떠한 움직임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와 IPTV 협력을 맺으면서 다소 여유 있는 모습이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가입자 3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염두에 둔 오리지널 시리즈를 제작하는 등 맞춤형 콘텐츠를 선보이며 저변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세계 190여 개 국가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원하는 국내 제작진들도 합류를 적극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의 아시아태평양 점유율은 현재 약 9%에 불과하나 한국전담팀을 구축하는 등 아시아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성장세를 예고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뉴미디어사업단’을 신설하며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있다. 경쟁사의 선제적인 움직임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번 옥수수-푹 통합법인 출범에 업계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상파들이 넷플릭스 등 외부 OTT에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국내 콘텐츠는 사실상 독점 구조로 가는 것이다.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를 아예 다루지 못한다면 국내 시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입김도 이번 연합 전선 구축에 적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방통위는 사업자들에게 일명 ‘한국판 넷플리스’ 구성을 권장했다. 유튜브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는 상황에서 국내 미디어 생태계 보호 차원에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한 것이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지난 11월 “개인적 판단으로 세계에서 넷플릭스에 대항할 OTT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며 “지상파 방송은 물론 모든 방송사가 구독에 의존해 살아남아야 한다는 각오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사항은?
“와이즈앱 분석,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 유튜브 86% … 2위 아프라키TV 3%”
한편 유튜브는 국내 모바일 동영상 시장을 완전 장악한 형국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모바일 동영상 플레이어, 편집기 앱의 사용시간을 분석한 결과 유튜브는 총 317억 분의 사용시간으로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국민 60%가 평균 일주일에 4시간 이상을 유튜브 시청에 할애한 셈이다. 유튜브 점유율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3% 늘어났고 총 이용시간도 30% 증가했다.
2위는 아프리카TV가 차지했다. 아프리카TV는 215만 명이 총 11억분을 사용해 전체의 3%를 차지했다. 그러나 전년 동기 대비 사용시간 점유율은 2% 감소했다.
3위는 MX플레이어로 총 6억9000만 분(2%)의 사용시간을, 그 뒤를 옥수수(2%), 틱톡(2%), U+비디오포털(1%), 네이버TV(1%) 순이다.
이번 조사는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전국 2만7000명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으로 조사했으며 구글 플레이의 동영상 플레이어 편집기 등록 앱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아이폰 사용자는 해당 조사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