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8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9를 통해 ‘로봇팔 앰비덱스’(AMBIDEX)를 공개해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앰비덱스는 네이버가 퀄컴과 함께 협력 개발한 일명 ‘브레인리스 로봇’(두뇌가 없는 로봇)이다.
브레인리스 로봇은 두뇌에 해당되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분리한 뒤 5G 이동통신 기술로 외부 고성능 프로세서와 팔을 연결했다. 사물인터넷(IoT) 방식과 같이 고성능 프로세서는 외부에서 수혈 받고 하드웨어만 조정되는 식이다.
석상옥 네이버랩스 부문장은 “가격이 비싸고 전기 소모량이 높은 프로세서를 로봇에서 분리해 클라우드 형태로 만들었다”며 “클라우드라는 하나의 큰 두뇌가 여러 개의 로봇 몸통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 이수형 기자]
주요 사항은?
“네이버랩스, 브레인리스 로봇부터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관련 제품 대거 선보여”
“검색과 포털 벗어나 AI, 로봇, 클라우드, IoT 등 신성장동력 삼겠다는 의지”
네이버는 이번 CES 2019가 첫 번째 참가다. 국내 1위 포털사이트이기 때문에 온라인 플랫폼과 관련된 사업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됐으나 일각의 예상을 깨뜨리고 4차산업혁명의 주된 기술을 속속 공개했다.
브레인리스 로봇부터 위치와 이동 등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관련 제품들을 선보였다. 로봇 분야는 엠비덱스를 위시로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실내용 길 찾기 로봇 ‘어라운드G’, 3차원 실내 정밀 지도 제작 로봇 ‘M1’ 등이다.
스마트폰과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기들은 위치정보를 분석해 사용자에게 편리하게 전송해주는 ‘xDM 플랫폼’,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카메라로 전방 주의와 차선이탈경고 등을 알려주는 운전자 보조시스템 ‘에이다스’ 등이다.
네이버의 이같은 변화는 검색과 포털에 국한하지 않고 AI와 로봇, 클라우드, IoT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 네이버랩스를 설립하며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2017년에는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네이버랩스를 분사시켰다. 네이버랩스는 현재 일상생활 속에 IT기술로 편리함을 더할 수 있는 ‘생활환경지능’(Ambient Intelligence)에 심혈을 기울이는 중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PC에서 모바일로 인터넷 환경이 바뀌면서 각종 기술들의 상용화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며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우리가 만들어 낸 기술이 어디에 포함될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AI가 놀라운 변화를 보여줬던 것처럼 분명히 미래에는 필수적인 기술이 될 것이기에 기술 확보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사항은?
“구글과 바이두 등 글로벌 포털 사이트, AI와 자율주행 적극적 투자 나서는 중”
“한성숙 네이버 대표, 거대 IT기업들 따라가기보다 네이버만의 독창적 색깔 창출할 것”
네이버뿐만 아니라 이번 CES에 참여한 검색엔진 및 포털 사이트 운영 기업들은 AI와 자율주행차 등에 큰 관심을 두면서 적잖은 기술적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구글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자동차 부문인 웨이모가 지난해 말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세계 최초 상용 자율주행차 서비스에 나서는 등 자율주행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보다 3배가량 더 큰 부스를 준비한 구글은 각종 하드웨어와 AI 플랫폼을 도입한 파트너사들의 제품을 전시 중이다.
중국 1위 포털 사이트 바이두(百度)는 지난해 AI 기술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CES에서는 자체 개발 AI를 기아자동차 스포티지에 탑재한 모델을 공개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전시 부스가 구글 맞은편에 위치하면서 상징성을 더했다. 구글의 잠재적 경쟁자로 부각시켰다고 볼 수 있다. 네이버 측도 전시회 참관객들이 구글을 둘러보면서 자연스럽게 네이버 부스로 이동할 수 있게 위치 선정에 신경 썼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편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거대 IT기업들의 행보를 따라가기보다 네이버만의 독창적인 색깔을 만들 것이라 강조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남들이 주목하지 않던 곳에 투자해 성과를 내는 등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에 집중하면서 미래 청사진을 만들어갈 것”이라며 “미래 산업은 결국 누가 더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느냐에 달려 있기에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에 공개할 만한 기술이 마련된다면 CES는 물론 다른 국제 전시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적극적인 기술 투자를 통해 글로벌 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포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