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중국 화웨이 통신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에 대해 공동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요아힘 브루진스키 폴란드 내무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 RMF FM과의 인터뷰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화웨이 직원 사건에 EU와 나토가 공통된 접근 방식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사항은?
“폴란드 당국, 왕웨이징 화웨이 이사와 전직 폴란드 국가안보부 요원 스파이 혐의 체포”
“화웨이, 관련 임원 즉각 해고 … 파이낸셜타임스, 화웨이 ‘꼬리자르기’ 나섰다”
브루진스키 내무장관의 이같은 견해는 지난 8일 폴란드 당국에 화웨이 소속 중국 직원과 사이버 산업에 종사하는 자국민 1명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한 사건을 겨냥한 발언이다.
체포된 중국인은 왕웨이징으로 화웨이 폴란드 지국 판매담당 이사로 알려졌다. 화웨이에 입사하기 전 폴란드 영사관에서 근무한 전력이 있다.
함께 체포된 폴란드인은 전직 국가안보부(ABW) 요원으로 현재는 폴란드 통신사 ‘오렌지 폴스카’에서 보안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폴란드 정보 당국은 왕씨가 스파이 활동을 한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체포 이유를 들었다. 블룸버그는 이들이 유죄를 확정 받으면 최대 10년형을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폴란드 당국의 조치가 전해지자마자 12일 성명을 내고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는 직원을 곧장 해고한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왕씨의 스파이 행위는 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화웨이는 사업을 벌이는 모든 국가에서 법을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화웨이의 신속한 발표는 전 세계 각지로 확산되는 보안 논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폴란드는 화웨이가 관련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서유럽에서 촉발된 화웨이 불매 움직임이 동유럽까지 확산된다면 손쓸 수 없다보고 화웨이가 직접 해당 사건에 대한 ‘꼬리자르기’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중국 외교부도 같은 날 성명까지 발표하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폴란드가 법에 따라 공정하고 적법하게 처리해 중국인의 합법적 권익과 안전, 인도주의적 대우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사항은?
“이번 사건으로 전 세계적 화웨이 불매 운동 심화될 전망, ‘화웨이=중국 스파이’ 이미지”
“韓 LG유플러스 등 화웨이 장비 사용 공식화, 미국 압박 연관 외교 문제 비화 가능성”
블룸버그는 이번 사건으로 화웨이 장비 사용에 대한 우려가 EU 국가들 사이에 더욱 커질 것이란 진단이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주요 동맹국들을 상대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할 것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안보동맹을 맺고 있는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은 지난달 5G 장비 사업에서 화웨이 장비를 선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은 5G 핵심 장비 분야에서 화웨이 장비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오렌지SA도 동참한 터다.
지난달 5일에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바 있다. 캐나다 당국의 움직임은 미국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이란 해석이 짙다. 멍 부회장은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았다.
현재 국제사회에서는 이미 화웨이와 중국 스파이는 굳어진 이미지가 됐다는 해석이다. 화웨이가 이에 굴하지 않고 올해 5G 통신 장비 시장의 리더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겠다는 신년 계획을 전했지만 미국의 압박이 풀어지지 않는 이상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다.
한편 서방 국가들의 화웨이 압박 기조가 커지는 상황이나 우리나라는 LG유플러스와 농협은행 등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공식화한 상태다. 향후 미국 정부 당국이 간접적인 압박과 요청에 나설 경우 우리 정부와 관련 업체가 어떠한 자세를 취할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