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으로 이어진 ‘드루킹 사건’ 등 스마트폰 메신저 서비스가 범죄를 밝히는 핵심 증거로 떠오르면서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 서비스가 갈수록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특히 보안에 최적화된 텔레그램과 시그널 등은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 사용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텔레그램의 월간 이용자는 지난해 1월 117만9070명에서 올 1월 173만9668명으로 47.5% 늘어났습니다. 시그널 이용자는 1만8158명에서 3만5594명으로 96% 두 배에 육박했습니다. 같은 기간 카카오톡은 3700만 명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었고, 라인은 약 50만 명이나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다른 메신저는 아예 사용하지 않고 오직 텔레그램만 사용하는 이들도 지난해 1월 1만253명에서 올 1월 2만3729명으로 두 배나 증가했습니다. 카카오톡이 국내 메신저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에서 이같은 증가세는 놀라운 변화라는 관련 업계의 반응도 나옵니다.
업계 일각에서는 대부분 보조용 폰과 대포폰을 통해 텔레그램만 설치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옵니다.
텔레그램과 시그널은 드루킹 사건 등 각종 사건사고 뉴스에 오르내릴 때마다 막대한 홍보 효과를 누렸습니다. 랭키닷컴은 텔레그램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이 불거진 지난해 3월에 사용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으며, 시그널은 드루킹 보도에 언급된 지난해 4월에 사용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수사당국이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증거로 활용하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삭제한 대화 내용을 복구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관련 보안업체에서도 텔레그램과 시그널 등 보안에 강화된 메신저의 삭제 대화 복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진단입니다.
그러나 텔레그램의 화면 캡처 차단 기능이 일부 운영체제에선 작동하지 않는다는 허점도 노출하고 있어 100% 비밀 보장까진 어렵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텔레그램은 러시아의 니콜라이 두로프(Nikolai Durov)·파벨 두로프(Pavel Durov) 형제가 개발한 뒤 독일의 Telegram Messenger LLP가 운영하는 중입니다. 지난해 3월 기준 사용자 약 2억 명을 돌파했습니다.
2013년 8월 iOS용으로 처음 출시된 이후 현재는 안드로이드·윈도우·리눅스·맥·웹 브라우저, 구글 크롬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국내에서 지난 2014년 카카오톡 감청 논란으로 유명해진 뒤, 서울 여의도 금융가와 세종시 공무원들까지 널리 사용하는 비밀 메신저로 유명세를 탔습니다.
미국 IT업체 오픈위스퍼시스템즈가 개발한 시그널은 텔레그램보다 암호화 수준이 더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