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의 민영항공사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대한항공이 ‘새로운 100년 도약’을 위한 첫걸음으로 징계 받은 직원들의 불이익 해소에 나선다고 4일 밝혔습니다.
그동안 각종 논란에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지만 5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쇄신에 나서겠단 각오입니다. 우선 대한항공은 이번 조치가 노사 화합으로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미래 지향적인 조직 문화를 조성하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발의로 이뤄졌다고 밝혔습니다.
조양호 회장은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규정을 준수하지 못해 책임을 져야했던 직원들이 과거 실수를 극복하고 일어서 능력을 더욱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인사상 불이익 해소로 임직원들이 화합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업무상 실수 및 단순 규정 위반으로 징계를 받은 임직원 1000여 명에 대해 승진, 호봉 승급 및 해외주재원 등 인원 선발 시 기존의 징계 기록을 반영치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성희롱, 횡령, 금품·향응수수, 민·형사상 불법행위, 고의적인 중과실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입힌 사례 등은 제외됩니다.
한편 이날 대한항공은 창립 50주년이란 기념비적인 날을 맞았음에도 총수 일가의 ‘갑질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를 의식,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임직원 1500여 명이 참석한 내부 행사만 치르는 등 몸을 한껏 낮췄습니다.
이날 기념식에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 50년 동안 대한항공의 두 날개는 고객과 주주의 사랑, 그리고 국민의 신뢰였다”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도록 날개가 돼 드리는 것이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대한항공의 새로운 100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1969년 3월 1일 국영 대한항공공사에서 구형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를 인수해 시작을 알린 대한항공은 현재 44개국 124개 도시를 오가는 글로벌 항공사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조 회장의 장녀 조현아 전 부사장의 일명 ‘땅콩 회항’부터 지난해 조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전무의 ‘물컵 갑질’, 조 회장의 배임·횡령·탈세 의혹,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의 ‘갑질 폭행’ 등 수습조차 힘든 대형 악재들이 잇따라 터졌습니다.
최근에는 사모펀드 KCGI가 조 회장 일가의 경영 배제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등 경영권에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