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까지 자청해가며 혐의를 줄곧 부인해오던 가수겸 배우 박유천이 결국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박 씨는 팬들의 시선이 두려워 자신을 내려놓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박유천은 29일 오전부터 진행된 경찰 조사에서 마약 투약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면서 “황하나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마약을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고 하는데요
박유천은 올해 초 전 여자친구이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자택에서 황씨와 함께 5차례에 걸쳐 마약을 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하지만 그는 경찰 조사를 당하기 전인 지난 10일 직접 기자회견까지 열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박유천은 기자회견에서 “결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사기관에 가서 조사를 받더라도 내가 직접 말씀을 드려야겠다 생각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황하나에게 마약을 권유한 사실관계에 대해서는 처방받은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든 적이 많았지만 그 약과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황하나 또한 우울증으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앞에서 마약의 전과가 있다거나 불법적인 약을 복용 중이라는 이야길 한 적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마약에 대한 얘기는 기사로 접했을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내 혐의가 인정된다면 이것은 ‘연예인 박유천’으로서 활동을 중단하고 은퇴하는 문제를 넘어서 내 인생 모든 것이 부정당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듯 적극적으로 결백을 주장하는 박유천씨였기에 그를 믿는다는 분들도 많았는데요. 안타깝게도 신뢰는 배신으로 돌아왔습니다.
경찰 조사가 진행될수록 박유천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 발표됐습니다. 경찰은 황하나 씨 진술과 통신 수사를 바탕으로 밝혀진 박유천의 동선이 대부분 일치하고 두 사람이 결별 후에도 서로의 자택에 드나든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을 찾았습니다.
또한, 경찰은 올해 초 서울의 한 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박유천이 수십만 원을 입금하는 모습과 입금 뒤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확보했습니다.
그런데도 박유천은 세 차례에 걸친 경찰 조사에서 여전히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밀검사 결과, 박유천의 다리털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는데요. 마약반응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것입니다.
이에 검찰은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청구했구요. 26일 수원지방법원은 박유천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구속 사유를 설명했습니다.
이후 박유천은 구속 상태에서 경찰 조사를 받게 됐고, 드디어 어제, 경찰 조사에서 혐의 대부분을 시인했습니다. 그리고 박유천 변호인도 그에 대한 업무를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박유천의 팬들은 그를 향한 '마지막 편지'를 띄웠는데요. 4월 30일 디시인사이드 박유천 갤러리에 올라온 편지는 "'하늘을 봐요. 기도할게요.' 그의 기자회견장에서 외친 한 팬의 간절함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에게 이런 고독한 상처를 남겨 주는군요"라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이제 각자의 인생을 걸어가야 하는 시간이기에, 그만 손을 놓아 주려 해요 라고 남겼습니다.
최고의 한류스타에서, 마약사범이 된 박유천씨. 그가 이토록 추락할 때 까지 걸린 시간은 결코 한순간이 아니었습니다. 계속되는 거짓말과 범죄로 인해, 대중들에 이어 이젠 팬들마저 등을 돌렸는데요. 박유천씨, 이제는 모든 걸 내려놓으시길 바랍니다.
[진행 = 이유정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