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투스 기능을 접목한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가 등장해 복고풍 감수성을 물씬 자극하고 있습니다. 1990년대 시장을 장악했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의 재해석이자 이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5일 전 세계적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로 잘 알려진 킥스타터에서 NINM 랩은 블루투스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잇츠 오케이’(IT'S OK)를 선보였습니다.
NINM 랩은 홍콩에 소재한 스타트업으로 알려졌습니다. 잇츠 오케이는 블루투스 5.0을 지원하고 있으며 무선 헤드폰으로 테이프 재생이 가능합니다.
기기 전면은 투명 소재로 이뤄져 테이프가 돌아가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빨리 감기와 뒤 감기, 정지, 재생, 녹음 버튼 등 과거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볼 수 있었던 기능들을 전면에 배치했습니다. 감수성을 자극하는 요소를 곳곳에 배치한 것입니다.
기기 색상은 클라우드 화이트, 사쿠라 핑크, 이브닝 블루 등 세 가지로 구성돼있습니다. 가격은 63달러(약 7만 원)입니다. 펀딩에 참여하면 오는 12월까지 제품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카세트 테이프를 대량 생산하는 업체가 없어진 실정에 잇츠 오케이의 사용성은 제한적입니다. 각 가정에 보관된 카세트 테이프를 재생하고 싶거나 복고풍 감성을 느끼려는 소수에 한해 구매가 이뤄질 전망입니다.
한편 올해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의 대명사인 소니의 ‘워크맨’이 발매 40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워크맨은 지난 1979년 7월 1일에 출시돼 전 세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애플의 스티븐잡스가 아이폰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 시대를 활짝 열었던 것처럼 세계 최초의 소형 카세트 테이프를 만들며 글로벌 IT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소니는 워크맨의 폭발적 흥행에 힘입어 이후 자사가 출시한 소형 음향기기 대다수를 워크맨 브랜드로 통일하기도 했습니다. 워크맨의 폭발적 인기에 소니와 경쟁 구도를 벌이고 있었던 파나소닉, 아이와 등도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경쟁에 나섰습니다.
우리나라도 삼성전자와 금성사(현 LG전자), 대우전자 등이 앞다퉈 모방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놨습니다. 그러나 2003년을 기점으로 MP3 플레이어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서 관련 산업이 급속히 침체됩니다.
이에 국내업체들은 2003년 일찌감치 생산 중단을 선언했습니다. 소니는 워크맨의 자존심을 굽히지 않고 끝까지 생산에 나섰지만 2004년 출시한 ‘WM-EX651’을 끝으로 2010년 테이프 워크맨 생산 중단을 발표하게 됩니다.
소니는 이후 MP3 등을 지원하는 ‘네트워크 워크맨’으로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주변 소음에 상관없이 최적의 음질을 들을 수 있는 ‘노이즈 캔슬러’ 기능 등 혁신적인 모델이 연달아 출시됐지만 스마트폰 대중화 흐름에 밀려 제2의 워크맨 프로젝트는 실패로 돌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