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기대수명이 82.7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2년이나 길었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기대수명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 세계에서 비율이 가장 낮아 ‘건강 불안증’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은 불명예 1위에서 내려왔지만 리투아니아에 이어 2위를 차지해 여전히 높은 비중입니다. 남성 흡연율은 감소 추세나 OECD 회원국 중 높은 편에 속했고 주류소비량은 평균 수준이었습니다.
21일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OECD 보건통계 2019’를 공개했습니다.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OECD 평균인 80.7년보다 2년 길었습니다. 이는 10년 전 조사 때보다 3.5년 증가한 결과입니다. 여자가 85.7세로 남자 79.7세보다 6년 더 길었습니다.
기대수명이 가장 긴 국가는 일본(84.2년)으로 우리나라와 1.5년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에 이어 스위스(83.6세) 스페인(83.4세), 이탈리아(83.0세), 프랑스(82.6세), 독일(81.1세), 미국(78.6세)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15세 이상 인구 중 자신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9.5%에 불과해 OECD 회원국 중 가장 적은 비율입니다. 상위권은 호주(85.2%), 미국(87.9%), 뉴질랜드(88.2%), 캐나다(88.5%) 등 오세아니아와 북미 지역 국가에 쏠렸습니다. 이들 지역 국민은 10명 중 9명이 스스로 건강하다고 응답했습니다.
2016년 기준 OECD가 산출한 연령표준화사망률에 따르면 한국인은 인구 10만 명에 165.2명이 암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OECD 평균인 200.0명보다 34.8명 적습니다. 독일(200.3명), 프랑스(197.7명), 미국(180.6명), 일본(171.5명) 등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앞선 국가들 다수가 암 사망률이 높았습니다. 인구 10만 명당 순환기계 질환은 147.4명, 호흡기계 질환은 75.9명, 치매는 12.3명입니다.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이들은 2016년 기준 인구 10만 명당 24.6명으로 OECD 국가 중 리투아니아(26.7명)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2009년 33.8명을 기록하며 압도적 비율로 1위를 차지했던 비율은 2012년 29.1명, 2013년 28.7명, 2014년 26.7명, 2015년 25.8명 등으로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2017년 우리나라의 영아사망률은 출생아 1000명당 2.8명으로 OECD 평균(3.8명)보다 1.0명 낮았습니다.
2017년 흡연율과 주류소비량은 OECD 평균입니다. 15세 이상 인구 중 매일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비율은 17.5%로 OECD 평균(16.3%)보다 1.2%p 높았습니다. 다만 2007년 24.0%, 2012년 21.6%, 2017년 17.5%로 비율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남자 흡연율은 10년 전인 43.0%보다 크게 줄은 31.6%지만 여전히 OECD 국가 중에서 높은 수준입니다.
OECD 국가 중 흡연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터키(26.5%)입니다. 이어 칠레(24.5%), 스페인(22.1%) 순이었습니다. 흡연률이 낮은 국가는 멕시코(7.6%), 아이슬란드(9.4%), 스웨덴(10.4%), 미국(10.5%), 노르웨이(11.0%) 등입니다.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 1인당 주류소비량은 8.7ℓ입니다. OECD 평균(8.9ℓ)보다 0.2ℓ 낮습니다. 이는 2007년 9.3ℓ에서 2012년 9.1ℓ, 2017년 8.7ℓ로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해당 기준은 순수 알코올(맥주 4~5%, 포도주 11~16%, 독주 40%)로 환산한 수치입니다.
키와 몸무게로 과체중과 비만으로 판명된 15세 이상 국민은 33.7%입니다. 이는 일본(25.9%)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그러나 서구화된 식습관의 영향에 과체중 및 비만 인구는 2007년 31.0%, 2012년 31.8%, 2017년 33.7%로 점차 증가하고 있습니다. 과체중과 비만이 가장 심각한 국가는 칠레(74.2%)와 멕시코(72.5%)입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과체중과 비만에 시달리는 등 식습관 개선이 국가적 문제로 지목됩니다.
이밖에 임상 의사 수(한의사 포함)는 인구 1000명당 2.3명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적었습니다. 간호 인력(간호사·간호조무사)은 인구 1000명당 6.9명으로 OECD 평균인 9.0명보다 2.1명 낮았습니다.
병원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3개로 일본(13.1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OECD 평균은 4.7개입니다.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 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6.6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았습니다. 평균 7.1회보다 2.3배 높은 수준으로 국민 건강 불안증을 보여주는 단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