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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나눔의 진짜 이름은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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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나눔의 진짜 이름은 행복이다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1.03.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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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기 마련,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지기 마련이라는 말이 있다. 물리적으로 나눌수록 배가 된다는 말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여기, 나눌수록 커지는 마법 같은 순간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홀로 사는 어르신, 돌아갈 집이 없는 사람, 작은 몸으로 세상을 살아내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병환과 맞서 싸우는 전사들까지.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따뜻한 손으로 갓 지은 밥 한 끼를 대접하면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이 몰려온다는 사람들, 바로 봉사자들이다. 파를 통째로 넣어 만든 백숙부터, 지글지글 구운 돼지 내장을 곱게 썰어 넣은 파전까지.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봉사자들이 헌신으로 차린 한 상을 만나본다.

인천에는 마르지 않는 쌀독이 있다! –인천 미추홀구

거리에 우두커니 놓인 장독 하나. 아는 사람만 아는 장독의 비밀은 바로 마르지 않는다는 것. 오늘도 어김없이 장독에 가득 쌀을 채우는 한용걸 신부. 단 한 사람이라도 진정 필요한 사람에게 돌아간다면 만족한다는 그는 소외된 어르신들을 위해 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한 끼를 만들고 있다. IMF로 나라가 힘들었을 때 5년에 걸쳐 사람들에게 밥을 나눴었는데, 지금 이 시기도 그때만큼이나 힘들고 소외된 사람들이 많음을 느낀 한 신부는 그 당시와 같이 밥을 나누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떤 일이든 혼자보다 함께 해야 배가 되는 법. 신부와 함께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 그리고 쌀이며 음료며 아끼지 않고 가져오는 분들 덕에 하루하루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늘 준비하는 주요리는 바로 주먹밥. 많은 양을 만들 수 있고, 간편하게 먹기에 이만한 음식이 없다. 멸치, 김 가루, 단무지까지 작아 보이지만 들어갈 건 모두 들어간 실속 있는 한 끼이다. 아무리 맛있는 주먹밥이라도 먹다 보면 금세 목이 막힐 수도 있으니 준비한 또 하나의 음식, 바로 된장국이다. 직접 담가둔 된장으로 된장국을 끓이면 깔끔하면서도 풍미 있는 맛이 입을 자극한다. 그리고 한 끼 식사를 위해 일찍부터 와서 기다리는 어르신들을 위한 어묵탕까지. 손끝으로 전하는 훈훈한 마음 덕분에 차가운 거리의 공기가 따뜻해진다.

우리는 말동무이자 밥동무예요! -충남 예산

한없이 바쁘게 세상을 살다 보면, 아이들도 모두 자라 출가하고 혼자 남아 우두커니 앉아 있는 일이 많아지곤 한다. 그 시절 함께 놀던 동무들의 소식은 끊기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경로당 혹은 노인회관까지 전부 문을 닫았으니, 말동무라고는 혼자 떠드는 텔레비전뿐이다. 홀로 사는 이성예 어르신은 그런 그녀를 찾아오는 아주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말동무이자 밥동무까지 돼 주는 봉사자들. 주기적으로 맛있는 식사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들고 어르신을 찾아온 뒤 친구처럼 동생처럼 도란도란 시간을 보낸다. 

봉사를 위해 근처 식당에서는 늘 저렴한 가격으로 어르신을 위한 음식을 준비해 준다는데. 오늘은 이성예 어르신의 기력 향상을 위해 오리한방백숙을 준비한다. 이에 질세라 자원봉사자들도 음식 보태기에 나섰다. 어르신을 위해 돼지 내장을 잘게 썰고 갓 수확한 쪽파를 넣어 만든 쪽파전과 예산의 특산물인 사과를 이용해 만든 사과한과까지. 입맛을 북돋아 줄 음식과 재미있는 이야기로 어르신에게 남부럽지 않은 시간을 선물한다.

꽃보다 빛나는, 꽃할배 5형제가 떴다! -충남 논산 

여기 꽃보다 아름다운 할배들이 있다. 자칭 ‘꽃할배 봉사단’. 정년퇴직한 이들이 모여 요리를 배우기 시작한 것이 이 모임의 계기라는데. 노년을 의미 있고 따뜻하게 보내고 싶은 마음에 요리를 배우던 이들이 자발적으로 봉사단을 만들었고, 이제는 그들의 요리 실력으로 따뜻한 한 끼를 전해주는 즐거움을 맛보고 있다. 음식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는 할배들은 만났다 하면 요리부터 시작하고 보는데 이들의 오늘이 궁금하다.

먼저 쌀뜨물에 다시마를 넣고 냉이 향 가득 나는 된장국을 끓인다. 된장국도 잘 끓이지만 할배들의 진정한 특기는 바로 전 부치기라는데! 이제 전 부치는 것쯤은 눈 감고도 척척. 노련한 솜씨로 늙은 호박전을 완성한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할배들이 심상치 않은 손길로 손발 척척 맞춰가며 무언가를 만드는데. 바로 아이들에게 전할 달콤한 딸기 디저트! 오물오물 맛있게 먹는 아이들의 입, 사랑스러운 표정을 보면 힘든 마음은 사라지고 즐거움만 남는다는 할배들. 이들의 멋진 노년을 엿보러 간다.

특별한 물건으로 마음을 전하는 곳 –서울 성북구 

그릇, 옷, 장신구, 전압기 등 없는 게 없는 이곳은 바로 성북구의 나눔 가게. 물건들이 새 주인을 찾으면 전액 뇌종양 환우들의 치료비로 후원을 한단다. 뇌종양협회 회장 이나경 씨가 이 일을 시작한 건 사실 아들 때문이다. 다섯 살에 뇌종양 판정을 받고 2년 만에 곁을 떠난 천사 같던 아들이 나경 씨가 지금까지 타인을 돕는 생활을 하게 해 준 원동력이다. 그런 나경 씨와 함께 하는 든든한 버팀목인 봉사자들은 평소 이곳에 모여 환우들을 위한 모자를 뜨거나, 음식을 만들어 집밥이 그리운 환우들에게 전달한다. 오늘도 역시 그 따뜻한 마음을 담기 위해 봉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오늘의 첫 음식은 바로 굴파래무침. 거제도에서 환우가 보내준 싱싱한 굴로 또 다른 환우를 위한 음식을 준비한다. 환우들에게 제철 음식만 한 건 없다. 우엉 철을 맞아 만든 우엉 잡채부터 입맛을 잃었을 환우 가족을 위해 만든 우엉 김치, 그리고 서울 토박이인 이나경 회장이 끓이는 파백숙까지. 나의 아픔을 넘어 타인의 아픔마저 감싸는 마음 따뜻한 봉사자들. 정성을 들여 만든 음식은 늦깎이 노무사로 어려운 노동자들을 돕던 현영 씨에게 전달되는데. 밥을 전달하는 사람도, 전달받는 사람도 서로가 서로의 응원이 되는, 이들에게 밥은 삶이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4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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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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