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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인사이트’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 전쟁이 낳은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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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인사이트’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학살 사건, 전쟁이 낳은 비극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1.06.1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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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대전광역시 동구 산내에는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학살지로 알려진 곳이 있다. 뼈와 영혼이 산처럼 쌓여 골령골이라 이름 붙은 곳.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끌어안고 있는 골령골에는 총 8개 학살지가 있다. 길이 30m에서 180m에 이르는 구덩이 여러 곳에서 최대 7천명이 희생된 것으로 파악된다. 각각의 구덩이를 연결한 길이가 무려 1km에 달해, 골령골은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이 되었다.  

1950년 대전 골령골에서 벌어진 역사적 비극을 실제 자료와 증언에 기반한 재연과 관련자 인터뷰 등을 통해 생생하게 전달한다. 

▶죽음의 블랙박스, 기밀 해제 문건과 18장의 사진 

골령골 민간인 학살사건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드러난 것은 1999년 미국의 기밀 문건이 해제되면서다. 1950년 9월, 미군 중령 에드워드는 ‘한국의 정치범 처형’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와 18장의 사진을 본국으로 전송했다. 미군이 촬영한 사진에는 골령골에서 사람들이 대한민국 군경에 의해 총살, 구덩이에 파묻힌 모습이 낱낱이 기록돼 있었다. 또한 에드워드 중령의 보고서는 이 처형이 한국 최상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기록해 충격을 던졌다.  

▶그해 여름의 비밀, 무덤의 주인은 누구인가 

7월 1일 새벽, 대전형무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오늘 새벽 미명을 기해서 대규모 적의 공습이 예상. 좌익 극렬분자를 처단하라” 

당시 대전형무소에는 전국에서 모인 정치범들이 대거 수감돼 있었다. 제주 4.3사건, 여순사건 관련자들이 대표적이다. 전쟁이 발발하자, 대전형무소 재소자들은 아군의 위협이자 처단 대상으로 분류됐다. 좌익으로 분류된 재소자들은 대한민국 헌병에 의해 골령골 숲속으로 끌려갔다. 형기를 거의 마친 이들까지도 헌병의 총구에 희생, 구덩이에 묻히고 말았다.

골령골에서 희생된 사람들은 대전형무소 재소자들만은 아니었다. 사전 구금된 국민보도연맹원들도 골령골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국민보도연맹은 1949년 좌익 전향자들로 구성된 반공단체다. 하지만 정부는 보도연맹원들이 북한군에 가세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우며 체포를 명령하고, 정당한 재판과정 없이 골령골에서 처형했다. 골령골에서의 죽음의 행렬은 그해 여름 약 한 달 동안 계속됐다.  

▶남겨진 자들, 치유되지 못한 아픔 

골령골 사건이 발생한 지 71년의 세월이 흘렀다. 하지만 오랫동안 골령골 사건은 터부시됐고, 유가족들조차 숨죽이며 상처를 쉬이 드러내지 못했다. 좌익의 집안이라는 세상의 오해와 차별이 원인이었다. 

골령골에서 큰 오빠를 잃은 열네 살 소녀 신순란은 어느덧 여든다섯 살의 노인이 되었다. 그녀는 수십 년 동안 오빠의 일을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채 가슴 속에 응어리진 한을 품고 살아야 했다. 71년 전 골령골에서 상부 명령으로 방아쇠를 당겨야 했던 젊은 교도관은 평생을 죄책감과 트라우마 속에서 보내야 했다. 

이 잔혹한 비극의 책임은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푸른 눈의 안내자, 데이비드 밀러 

대전광역시 동구청에서 국제특보로 일하고 있는 영국인 ‘데이비드 밀러’는 골령골 사건을 세상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푸른 눈의 이방인이 머나먼 한국 땅에서 벌어진 비극을 주목하고 연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밀러의 눈에 비친 골령골 사건은 이념이 아닌 인권과 인간성의 문제다. 밀러의 시선을 따라가면서 골령골 사건이 오늘날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만나게 된다. 

“저에게는 이곳이 거대한 모자이크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아직 조각의 일부만을 알 뿐이죠. 모자이크 전체가 드러나는 그 날을 저는 고대하고 있습니다” 

KBS 다큐 인사이트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은 17일 (목) 밤 10시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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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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