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음반이 처음 한반도에서 유통된 20C 초부터 한국 아티스트가 전 세계 음악 차트를 석권하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중 음악사 100년의 분기점은 무엇이었을까? 우리가 사랑하는 히트곡의 주인공들 그 데뷔의 순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스타들의 데뷔의 순간을 영상으로 재구성하고 후대 음악의 전범이 된 명반의 탄생 스토리를 들어본다. 또 앨범 제작에 참여한 가수와 뮤지션, 작곡가, 작사가, 레코드와 엔터테인먼트 회사, 그리고 팬들까지, 당사자들의 인터뷰와 현장 다큐, 자료 발굴을 통해 살아있는 대중음악사 속으로 걸어 들어가 본다.
■ 우리 가요의 시작, 유행가
우리 가요의 시작은 언제일까? 그 시대 사람들이 가장 사랑한 스타를 만나 그 시대의 풍속화 속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들어본다면, 당신은 누구를 만나 어떤 순간으로 이동하고 싶은가?
데뷔의 순간 1편 가요의 기원은 그 순간을 붙잡는 다큐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음반이 보급되기 시작한 1930년대 경성 거리 당대의 인기 가수들의 공연 포스터가 붙어있는 그 거리 어디메쯤. 축음기 소리 은은하게 울려 퍼지고, 당대를 풍미한 가수 이난영이 ‘목포의 눈물’을 부르는 다방이 있다면, 어떨까?
경성거리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다방의 푸른 꿈>. 당대 최고의 뮤지션이었던 작곡가 김해송(이난영의 남편)이 만든 노래다. 그때 그 시절의 캄보밴드(소규모 악단)가 만들어낸 선율 속에서, 가수 주현미가 부르는 목포의 눈물을 듣고, 주현미와 함께 1930년대 스타이자 목포의 눈물을 만든 작곡가 손목인의 미망인 오정심 여사를 만난다. 가난한 “막간가수” 이난영의 전 생애를 기억하고 있는 그녀와 함께 일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조선악극단의 연주 여행의 의미를 전해 듣는다.
가수이자 기획자였던 이난영은 딸들을 걸그룹으로 키워내 미국으로 떠나보낸다. 우리가 기억하는 대한민국 최초의 K-pop 걸그룹 김시스터즈, 그때의 증언자는 셋 중 제일 연장자였던 김숙자였다, 그녀의 기억을 통해 대중음악사에서 지워진 아버지 김해송의 음악적 서사를 복원해본다.
■ 조선 여인네의 목소리
아직도 트롯을 ‘전통가요’로 불러달라는 이미자, 그녀는 김시스터즈에게 배턴을 넘겨받아 500장의 LP 음반이 깔린 스튜디오로 들어선다. 스튜디오 곳곳에 자리 잡은 단서를 바탕으로 그녀의 기억 속에 여전히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가요계의 선배들을 불러낸다. KBS 아카이브 속에 잠들어있던 고복수, 남인수 현인. 젊은 그들의 노래를 듣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국민가수 이미자의 데뷔 30주년 기념공연을 거절했던 세종문화회관, 다큐의 엔딩 장면은 바로 그 세종문화회관이다. 빈 객석을 향해 돌아선 나이 여든의 여가수. 그녀가 부르는 동백아가씨 절창의 순간에 피어나 한번도 지지 않았던 온 국민의 노래를 통해, 우리 가요 100년을 지켜온 시대의 송가, 그 힘을 느껴본다.
KBS 특집 다큐멘터리 <시대를 바꾼 아티스트 – 데뷔의 순간> <제1부 - 가요의 탄생>은 10월 14일 목요일 밤 10시 KBS 1TV를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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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