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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니스
‘한국인의 밥상’ 예술과 삶이 공존하는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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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예술과 삶이 공존하는 밥상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1.11.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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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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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꿈을 수놓는 동화책. 질박하고 뜨거운 마음으로 빚어내는 그릇. 숲 속 평화가 깃든 음악까지. 예술과 삶이 공존하는 밥상을 만난다.  

‘헝겊 동화책’ 만드는 ‘밥 디자이너’의 반짝반짝 빛나는 밥상 

충남 부여의 평범한 마을. 그러나 이곳엔 전혀 평범하지 않은 이가 살고 있다. 헝겊동화책 작가인 유바카 씨가 그다. 바카 씨는 배냇저고리 모양의 헝겊에 태몽을 수놓아 동화책을 만드는가하면, 부모님의 약혼사진을 헝겊 동화책에 넣어 애틋한 사부곡(思父曲)을 담는다. 그런데 누가 봐도 개성 가득한 ‘바카’라는 이름은 본명일까? 물론 아니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아름다운 본명이 있지만, 허브의 일종인 ‘박하’에서 이름을 빌려와 활동명으로 삼았단다. 나무와 꽃과 허브로 가득한 그의 정원을 보면 금세 수긍이 간다. 그런데, 바카 씨에게 정원 가득한 모든 것은 그대로 밥상이 되기도 한다고.  

바카 씨는 스스로를 ‘밥 디자이너’라고 부른다. 자연이 내어준 것들을 아낌없이 활용해서 세상에 없는 자신만의 요리를 만들기 때문이란다. 그의 밥상을 보면 이 또한 금세 수긍이 된다. 뒷마당의 단호박을 가져와 쪄서 신데렐라의 마차를 만들고 거기에 마당에서 제일 예쁜 꽃들을 장식하더니 이 요리의 이름은 “신데렐라야 부럽지?”라고 말하며 천진하게 웃는 바카 씨. 맛이 절정에 달한 가을무를 쪄서 속을 파내고는, 무청으로 등갈비를 둘둘 감아 된장으로 얼큰하게 지져서 담는다. 이 기상천외한 요리의 이름은 “무순 일이야?”란다. 우리 주위의 흔한 재료로 재치있고 환상적인 요리를 만드는 바카 씨. 그의 톡톡 튀는 상상력으로 연출하고 차려낸 맛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밥상을 함께 맛본다.  

옛 도공의 삶 따라 자연에 기대 살아가는 도예가 부부의 밥상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 나지막하고 안온한 삼각산과 불광산이 뻗어 내린 자리에는 한 도예가 부부가 산다. 맥이 끊겼던 우리 차 사발과 분청백자를 되살린 도예가 故 신정희 선생의 아들 신경균 씨와 아내 임계화 씨가 그들이다. 열다섯부터 부친 아래서 가마 일을 돕고 그릇을 만들었다는 신경균 작가는 가마도 나무 물레도 옛 방식을 따른다. 오랫동안 집요하게 옛 도공들의 작업과 삶을 추적한 덕분이다.  

가마 전체에 불을 올리기 전 예열작업인 봉통 때는 날, 불꽃과 씨름하던 경균 씨가 백자 사발에 검은 액체를 따른다. 간장이다. 섭씨 1,300도에 달하는 불꽃 옆에서 땀을 흘리다보면 탈진하기 쉽기에 빠르게 염분을 보충하는 옛 도공들의 방법이란다. 잠시 후엔 아내 임계화 씨가 커다란 쇠간을 내온다. 그런데 그중 작은 부분인 곁간만을 잘라내더니 밀가루를 뿌려 석쇠에 굽는다. 약이란다. 경균 씨의 눈을 검진한 안과의가 놀라며 ‘선생님 각막은 누가 송곳으로 수없이 구멍을 뚫어놓은 것 같습니다’라고 한 뒤로 가마에 불을 땔 때는 눈에 좋다는 곁간을 종종 먹는단다.  

대부분의 생활이 그릇을 위해 맞춰져 있다는 경균 씨에게 좋은 그릇이 무엇인지 물으면 재밌게도 음식에 빗대어 말한다. 좋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재료로 만든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하듯. 도자기도 마찬가지란다. 그래서 이 부부의 밥상 또한 그 계절에 자연에서 가져온 것들로 채워진다. 가을 나락이 누레지고 참게가 맛있어지면 부친을 추억하며 만드는 참게완자탕. 불을 다루는 도공이기에 능숙하게 불을 이용해 만드는 돼지솔잎찜과 삼치구이. 매해 가을이면 의식을 치르듯 정갈하게 만드는 비자강정과 고종시곶감까지. 자연의 흐름에 삶을 맡기고 수도하듯 그릇을 빚으며 살아가는 도예가의 밥상을 만나본다. 

무주의 자연과 음악이 주는 치유의 밥상 

무주 오일장에 세 남자가 나타났다. 저마다 등에 거북이 등껍데기 비슷한 짐을 짊어지고 시장을 메운 상인들 속으로 걸어오는 그들. 저절로 상인들의 눈길이 쏠리는 가운데 그들이 ’거북이 등껍데기‘에서 우주선 모양의 물건을 꺼내 두드리기 시작하자 놀랍게도 맑은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 악기의 정체는 ‘핸드팬’. 20여 년 전 스위스에서 만들어진 신생악기란다. 연주를 들은 무주 상인들의 얼굴엔 저절로 웃음이 번지고. 너도 나도 감탄한다. 연주가 끝났어도 핸드팬 연주자들은 무주 오일장을 누비며 장을 본다.  

핸드팬 제작자이자 연주자인 황형철 씨의 집은 무주군 안성면에 위치한 생태마을에 있다. 이곳의 집들은 모두 흙과 돌, 나무로만 지어졌단다. 형철 씨는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근처와 숲에서 긁어모아온 마른 나뭇잎으로 마당 가운데 불부터 피우고. 마당 한 쪽의 작은 오두막으로 향한다. 이곳이 그가 핸드팬을 만드는 작업실. 스테인리스 재질인 이 악기를 하나 만들려면 세심하기도 해야 하지만 체력소모 또한 굉장히 크다고. 이럴 때일수록 ‘밥심’이 중요하단다.  

무주의 자연이 키운 더덕과 가지를 그저 썰고 구워서 마련한 밥상은 핸드팬이 내는 단순하고 맑은 음색을 닮아있고. 무주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더 자주 먹게 됐다는 갖은 버섯으로 끓인 전골은 담백하면서도 위안을 주는 맛이란다. 별 것 없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히 마음을 달래주는 무주의 숲속 밥상을 만나본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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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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