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지난 19일, 미국 위스콘신주 법원에서 총기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백인 10대 소년에 대해 배심원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려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 전역에선 동시다발적으로 판결을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랐고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구호도 다시 울려퍼졌다.
위스콘신주에서 경찰의 총격에 의해 목숨을 잃은 제이콥 블레이크 사건으로 인종 차별 반대 시위가 거셌던 지난해 8월, 당시 17살이었던 리튼하우스는 백인 자경단을 자처하며 AR-15 자동소총을 들고 집을 나섰다.
거리를 활보하던 그는 시위 참가자 2명을 총으로 쏴 죽였고, 1명에게는 중상을 입혔다. 리튼하우스는 살인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해왔다. 시위대가 자신에게 위협을 가해 어쩔 수 없이 총을 쏘았다는 것. 그리고 배심원들의 만장일치로 1급 고의 살인 등에 대한 무죄 평결을 받으면서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지게 된 셈이다.
평결 이후, 시민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리튼하우스의 총격은 정당방위가 아니라 살인행위라는 것. 시위자들은 리튼하우스가 흑인이었다면 다른 평결이 내려졌을 것이라며 사법 시스템이 백인에 우호적인 게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당방위의 적용 범위에 대해 의문을 던지며 이번 판결은 백인 자경단이 사람을 죽이는데 또 다른 핑곗거리를 준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평결을 환영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리튼하우스를 훌륭한 청년으로 추켜세웠고 ‘불필요하게 총을 쐈다’는 검찰의 주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GOA(총기협회)는 리튼하우스를 “총기 소유와 자위권을 위한 전사”라고까지 부르며 이번 평결을 반겼다.
리튼하우스 무죄 평결로 미국은 또다시 갈등과 분열로 빠져들고 있다. 인종차별은 물론, 총기 규제와 정당방위에 대한 논란까지 더해져 찬반 갈등이 극렬해지는 상황. 바이든 대통령 역시 평결 직후 유감을 표했지만, 폭력 시위가 격화될 것을 우려해 시위대에게 평화적인 의사 표현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주 <특파원보고 세계는 지금>에서는 리튼하우스 평결 이후 또다시 둘로 갈라진 미국의 상황을 살펴본다. 27일 밤 9시 40분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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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