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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숨은 매력 넘치는 서울 방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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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숨은 매력 넘치는 서울 방배동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03.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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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강남권에서도 부촌이라고 이름난 서초구. 화려한 고층빌딩이 가득할 것 같은 서초구의 서쪽 끝에 위치한 방배동은 고급 빌라촌 사이에 오래된 주택들이 남아있어 강남이면서도 강남 같지 않은 동네로 꼽힌다. 161번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변화를 좇는 도심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온기를 간직한 이웃들의 동네, 서울 방배동을 걸어본다.

◆ 서초구민들의 휴식처, 몽마르뜨 공원 

서울 속 작은 프랑스라고 불리는 서초구 서래마을 인근에는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에서 이름을 딴 ‘몽마르뜨 공원’이 있다. 아까시나무가 무성했던 동네 야산을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고자 조성한 공원이라는데. 아직은 차갑기만 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원 입구 길을 따라 자라난 파릇한 수호초는 봄이 왔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공원에 들어서니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활기차게 아침을 여는 어머니들이 눈에 띄는데. 치어리딩과 에어로빅을 합친 ‘치어로빅’을 연습 중이란다. 어머니들과 인사를 나누고, 몽마르뜨 공원에서 반포대로를 가로지르는 누에다리로 향한다. 다리 양 옆으로 국립중앙도서관과 예술의 전당이 내려다보이는 도시 풍경을 굽어보며 방배동 한 바퀴를 시작한다. 

◆ 종이꽃으로 피워낸 MZ세대의 꿈 

방배동이 가장 ‘핫’했던 시절은 1980년대 ‘카페골목’으로 불리는 거리가 유행했던 때였다. 젊은이들이 가득했던 거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카페들이 점점 문을 닫으며 그 빛이 바랬지만, 지금도 그 골목 한편에서 젊음을 꽃피우는 청춘들이 있다. ‘자이언트 플라워’라 불리는 색색의 화사한 종이꽃을 만드는 청년 이하나 씨가 바로 그 주인공. 타 지역보다 의외로 저렴한 임대료 때문에 방배동에 둥지를 틀었다는데. 7년 전, 호주에서 처음 본 종이꽃의 매력에 빠져 한국에 돌아와 독학으로 종이꽃 분야를 개척했다는 하나 씨. 종류별로 꽃을 사서 일일이 뜯어보고 말려보는 등 몇 년 간의 연구를 통해 꽃의 형태를 파악했다고. 그 노력을 인정받아 이제는 전시회, 공연장, 백화점 등 종이꽃을 찾는 곳들로 사계절 손이 바쁘단다. 방배동 골목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청년들의 공방을 구경해본다.

◆ 도시인들을 위한 건강 식단, 현미자연식 밥상  

주택 사이 상가 건물을 지나는데 배우 김영철의 눈을 잡아끄는 광고판이 있다. ‘이제는 당신의 건강을 챙겨야 할 때입니다!’ 그 문구에 홀린 듯이 이끌려 들어간 곳은 테이블이 단 2개뿐인 작은 식당이다. 이곳의 주인장 곽노태 씨는 유기농 현미와 신선한 야채만을 사용해 건강한 자연식 밥상을 만든다는데. 또 이 밥상은 먹는 방법도 따로 있단다. 40분 이상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으며 음미하는 주인장만의 특별 식사법이다. 돈을 버는 것보다는 바쁜 도시인들에게 건강을 선물하고 싶다는 주인장. 그의 밥상 철학을 들어본다. 

◆ 한 손으로 들어올린 행복, 타이어 정비 달인 

사람은 저마다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장애가 있다. 방배동의 한 타이어 정비소에는  장애를 넘어 달인의 경지에 오른 정비사가 있다는데. 오직 왼팔 하나로 무거운 타이어를 번쩍 들어 수리한다는 방명일 씨. 그는 19살 때 불의의 사고를 당해 경추를 다치며 오른팔의 감각이 마비되었고 그 이후로 왼팔만을 쓰며 생활하게 됐다.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극심한 통증과 좌절감은 어린 나이에 너무나도 가혹했다고. 하지만 우연히 타이어 정비 일을 배우면서 재미를 느꼈고, 치열하게 노력하면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는데. ‘양팔 정비사’보다 실력으로 인정받는 ‘한 팔 정비사’로 우뚝 선 명일 씨. 그의 불굴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다.

◆ 골목대장들의 꿈의 공간, 동네 야구 연습장 

골목길을 걷다가 글러브와 야구 방망이를 들고 걸어가는 아이들을 만난다. 근처에 운동장이라도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보니, 동네 야구 연습장에 간단다. 한때 방송국 야구단에서 활동할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는 배우 김영철도 아이들과 합류하는데. 도착한 곳은 방배동 한 골목의 지하에 자리 잡은 야구 연습장이다. 프로야구 구단에서 뛰던 선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조기 은퇴 후 이곳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는데. 마땅히 뛰어놀 공간이 없는 도시 아이들이 운동 삼아, 혹은 장래 야구 선수를 꿈꾸며 즐겁게 야구를 배우고 있다. 배우 김영철도 방배동 골목대장들과 함께 숨겨둔 야구 솜씨를 뽐낸다. 

◆ 목판에 담은 예술 혼, 국가무형문화재 각자 장인 

목판에 글씨를 새기는 것을 말하는 각자(刻字)는 고대와 근대 인쇄술의 시초가 되는 작업으로, 조선 말기에 서양 인쇄술이 도입되기 전까지 성행했다고 한다. 방배동 지하의 공방에서 사라져가는 전통을 잇고 있는 김각한 장인을 만난다. 10대에 목공소에서 일을 배우며 나무와 인연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각자 장인의 수제자로 들어가 본격적인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지 40여년. 그 세월 동안 전 국민이 알만한 굵직한 작업도 많이 했다는데. 1986년 스승과 함께 독립기념관 현판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숭례문, 광화문 등의 현판과 ‘백운화상직지심체요절’ 목판본과 ‘훈민정음 언해본’, 등 다양한 문화재를 복원했다. 전통을 지킨다는 책임감으로 한평생 나무를 깎아온 장인의 삶을 들여다본다.

◆ 효령대군의 혼이 깃든 곳, 청권사 

지하철 2호선 방배역 옆 대로변에는 서울시 유형문화재 제 12호로 지정된 사당이 있다. 바로 세종대왕의 친형이자 태종의 둘째 아들 효령대군 이보의 묘역인 청권사다. 효령대군은 ‘효령(孝寧)’이라는 군호에서 드러나듯 아버지 태종과 어머니 원경왕후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고, 권력에 욕심내지 않고 불도에 심취하였다고 알려진다. 효령대군은 그 당시로서는 드물게 91세까지 장수를 했다고도 유명한데, 조선 왕들의 평균 수명이 47세였던 것에 비하면 이례적이다. 욕심 없이 마음을 닦으며 산 것이 장수의 비결이 아닐까. 바쁘게 돌아가는 도심 속에서 잠시 멈춰 효령대군이 걸어온 길을 떠올려본다.

◆ 제철 봄맛을 맛보다, 도다리쑥국 

방배동에서 통영의 맛을 선보이는 식당이 있다. 통영 출신 부부가 그날그날 택배로 받은 싱싱한 통영산 해산물로 향토 음식을 만드는데, 봄에는 제철 맞은 도다리에 어린 쑥을 넣은 도다리쑥국이 추천 메뉴란다. 아내의 타고난 손맛으로 식당은 항상 문전성시. 남편 박병기 씨는 그 와중에도 10년째 항상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맨 깔끔한 차림으로 정중히 손님을 맞는다는데. 모든 손님을 귀하게 대접하겠다는 그 마음은, 통영에서 서울 방배동에 자리 잡기까지 지독히 힘들었던 날들에서 비롯됐다. 통영에서 사업에 실패해 단돈 200만원을 들고 서울로 올라왔던 부부. 재기를 꿈꾸다 과로로 쓰러졌던 아내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남편은 그때를 생각하며 부단히 노력할 수밖에는 없었다는데. 부부의 정성스런 마음이 담긴 향긋한 도다리쑥국을 맛본다.

◆ 방배동 주민들의 깐부, 만능 맥가이버 할아버지 

토박이 노인 세대가 많이 사는 방배동의 오래된 주택가. 어느 집 마당에서 선풍기와 전기 포트를 늘어놓고 수리 중인 원석주 할아버지를 만난다. 이 동네에 40년 넘게 살고 있는 원 할아버지는 동네 주민들에게 ‘만능 맥가이버’로 통한다는데. 고장이 나서 버려진 가전제품을 종류 불문하고 뚝딱 수리해내 꼭 필요한 이웃에게 나눠준단다. 과거 시계방, 전화국, 승강기 회사 등 다양한 곳에서 근무했던 원 할아버지는 그때 배운 여러 기술에 타고난 손재주가 보태져, 세상에 못 고치는 것이 없다고 자부할 정도. 노인정 노래방 기계나 복지관 승강기가 고장이 나도 원 할아버지에게 가장 먼저 SOS가 온다는데. 물론 그 모든 일에 대한 대가는 무료! 중학생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힘든 때가 있었기에 그저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이 행복하다는 원석주 할아버지. 그의 아름다운 노년 인생을 만난다. 

찬찬히 바라볼수록 숨은 매력 넘치는 동네. 추위도 물러가는 따사로운 마음을 가진 방배동 이웃들의 이야기가 3월 12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61화. 온기 있다 그 골목 – 서울 방배동]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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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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