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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바다처럼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곳, 전북 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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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바다처럼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곳, 전북 부안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04.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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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전라북도에서 가장 긴 해안선을 가진 고장, 부안. 풍요로운 어항과 천혜의 갯벌을 간직한 칠산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온 이웃들의 동네다. 166번째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푸근한 품을 내어주는 바다와, 그 품에 기대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동네, 전북 부안으로 떠난다. 

변산의 명승지, 적벽강  

채석강과 더불어 부안의 절경으로 꼽히는 적벽강. 변산반도에서 서해바다 쪽으로 가장 많이 돌출된 지역에 위치한 해안 절벽이다. 송나라 시인 소동파가 즐겨 찾았던 적벽강과 닮았다고 하여 그 이름을 따왔다는데. 부안을 찾는 관광객이라면 1순위로 찾는 명승지이지만, 이곳 주민들에겐 그저 삶의 터전이다. 적벽강을 배경 삼아 바지락을 캐는 어머니들을 만난다. 적벽강을 뒤로 하고, 노란 유채꽃이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산책로를 따라 언덕길을 오르면 칠산바다를 수호하는 신을 모신 수성당에 이른다. 수성당에서 드넓은 변산 앞바다를 굽어보며 부안 한 바퀴를 시작한다.  

조개껍질과 사랑에 빠진 노총각 

격포리의 어촌 마을을 걷다가 담벼락에 닭과 부엉이가 옹기종기 올라가 있는 집을 발견한다. 자세히 보니 각기 다른 모양의 조개껍질을 하나하나 붙여 만든 조개 인형이다. 이 집에는 조개껍질과 사랑에 빠져 12년째 조개껍질만 만진다는 노총각이 살고 있다는데. 횟집에서 일하면서 버려지는 조개껍질이 아까워, 주워다가 동물 인형을 하나둘 만들기 시작한 조성술 씨. 만들다 보니 어느새 방 전체가 조개껍질 인형으로 가득 채워졌단다. 연로한 어머니는 50이 넘은 나이에 장가도 안 가고 조개껍질만 만지는 성술 씨가 답답하기만 하다는데. 고향 바다에 대한 애정으로 버려지는 조개껍질에 생명을 불어넣는 조성술 씨의 동심 가득한 작품들을 만나본다.  

곰소항의 밥도둑, 풀치조림 한 상 

갈치 새끼를 말하는 ‘풀치’. 가늘고 기다란 풀잎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곰소항을 걷다 보면 곳곳에서 풀치를 말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갈치와 달리 해풍에 꾸덕꾸덕 말려, 살이 단단하고 쫄깃한 것이 특징이다. 곰소항 인근에는 최초로 풀치를 전문으로 선보인 가게가 있다는데. 풀치 내장으로 만든 풀치속젓과 매콤한 양념 맛이 일품인 풀치조림이 이 집의 자랑이다. 지금은 모녀가 다정하게 가게를 운영 중이지만, 원래 요리사였던 남편이 뇌출혈로 쓰러지며 가게를 도맡게 된 거라는데. 아내가 가게를 이어받으며 원래 주력 메뉴였던 매운탕 대신 곰소 특산품인 풀치로 종목을 바꾸고, 이 동네 최초로 풀치조림 한 상을 선보이기 시작했다고. 몇 년간 병석에 있다가 재활에 성공한 남편은 아직 거동이 불편하지만, 식당에 나와 카운터를 보며 아내와 딸의 일손을 거든다. 풀치로 새롭게 인생 꽃길을 열어가는 가족의 식당에서, 전라도 손맛 가득한 풀치조림 한 상을 맛본다. 

어머니의 마음을 잇는 손바느질 작가 

봄꽃이 한창인 운산마을의 동네 어귀에서, 툇마루에 앉아 바느질을 하는 정겨운 풍경을 만난다. 부안의 아름다운 자연을 조각보에 담고 있다는 전통 손바느질 작가 김봉화 씨. 옛날에 천이 귀했던 시절 옷을 짓고 남은 천을 활용하기 위해 어머니들이 조각보를 만들었던 것처럼, 버려지는 천을 모아 주제에 맞게 색을 배합해 작품으로 재탄생시킨다는데. 김봉화 작가는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인 어린 나이에 바느질을 배웠지만, 처음 바늘을 잡았던 날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사고로 아들을 잃는 아픔을 겪은 어머니가 바느질할 때만은 울음을 멈추었기에, 저도 모르게 그 모습을 따라 고사리손으로 바늘과 천을 들었다. 어느새 6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김봉화 작가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버지와의 추억이 담긴 수제 오디잼 

변산반도 해풍을 맞고 자란 오디로 달콤한 꿈을 이루어가는 청년 농부가 있다. 하서면에서 직접 오디 농사를 짓고, 수확한 오디로 수제 잼 공방을 운영하는 최지선 씨. 공학 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지선 씨가 예기치 않게 진로를 바꾼 건, 10년 전 아버지가 갑작스레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고서였다. 부모님을 모시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어머니의 오디 농사를 도왔고, 나중에는 서울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던 여동생까지 힘을 합쳤다. 연구원이었던 경험을 살려, 저장성이 좋지 않은 오디의 활용법을 고민하다 수제 잼 공방까지 차리게 되었다는데. 병을 앓던 아버지는 재작년에 세상을 떠났지만, 오디 밭에는 그동안 함께한 아버지와의 추억이 가득하다. 지선 씨의 잼 공방에서는 애틋한 추억과 사랑이 담긴 달콤한 오디잼이 만들어진다. 

봄 갯벌의 보물, 조개미 마을의 제철 백합 

워낙 귀하고 맛이 좋아 조개의 여왕으로 불리는 백합. 봄이 되어 꽃이 지천으로 피듯, 요즘 갯벌에는 백합이 한창이다. 대항리 합구마을을 지나던 배우 김영철은 마침 백합을 채취 중이던 주민들을 만난다. 마을 이름에 대합조개 ‘합(蛤)’자가 들어간 이 동네는, 그 이름처럼 조개가 많이 잡히기로 유명해 예로부터 ‘조개미 마을’로 불렸다. 87세의 나이에도 쉬지 않고 갯벌에 나와 일손을 거든다는 김명순 어머니는, 일평생 바닷바람을 맞으며 조개를 캐왔다는데. 사업에 실패한 남편 대신 가족을 부양할 수밖에 없었던 어머니에게, 바다는 고맙고도 아픈 삶 그 자체다. 배우 김영철은 합구마을 사람들의 새참에 함께하며, 그 시절 어머니에게 보물과도 같았던 백합을 맛본다.  

잊혀가는 전통 소금, 화염 만드는 노부부 

조선시대부터 소금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전해져오는 곰소.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천일염전이 남아있는 곳으로 유명하지만,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 ‘택리지’ 등에는 곰소만 사람들이 천일염이 아닌, 바닷물을 끓여 소금을 생산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화염(火鹽)이라고도 불리는 이 소금은 생산 과정이 까다로워 천일염에 밀려나 점점 사라지는 추세라는데. 곰소 염전 인근에 위치한 구진마을에서, 지금까지도 화염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는 노부부를 만난다. 젊은 시절에는 뱃사람이었던 남편 김평수 어르신은 점점 마을의 전통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옛날 어른들이 만들었던 방법을 떠올리며 직접 소금가마를 제작하고 화염을 만들기 시작했다는데. 어렵게 만든 소금은 이웃들과 나누며, 돈보다 짭짤한 기쁨을 나눈다. 오랜 세월이 흘러 강산이 변했대도, 변하지 않는 소중한 마음을 간직한 노부부의 봄날 같은 시간을 들여다본다.  

넉넉히 내어주는 바다처럼 따뜻한 마음을 간직한 사람들, 자연을 벗삼아 행복을 찾아가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4월 16일 저녁 7시 10분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제166화. 푸근하다 바다의 품 – 전북 부안] 편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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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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