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15일 낮 12시 20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 스페셜 방송에서는 광복절을 맞아 '시(詩)와 피(血)' 편으로, 시인 윤동주를 조명한다.
때는 1940년 봄, 경성 연희전문대학교. 설렘을 안고 입학한 열아홉 살 정병욱의 기숙사 방에 누군가 찾아왔다. 문을 연 병욱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오래전부터 마음에 담아왔던 '그'의 실물을 영접했기 때문이다. 다섯 살 많은 그는 정병욱의 같은 과 선배다. 바야흐로 '글의 시대', 문학도 병욱은 신문에 실린 선배의 시를 읽고 단번에 그에게 빠져들었었다.
추앙의 대상이었던 그, 윤동주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흠모해 마지않던 선배가 일면식도 없는 병욱을 찾아온 이유는 무엇일까. '우주가 집필했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두 남자의 거대한 인연의 서막이, 그날 그렇게 열렸다.
5년 후, 선배의 고향집에 충격적인 전보 한 통이 날아왔다. 선배의 사망 소식이었다. 발신지는 후쿠오카 형무소였다. 선배는 왜 일본의 감옥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걸까. 납득할 수 없는 부고에 급히 일본으로 간 선배의 아버지는 후쿠오카 형무소에 들어서자마자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푸른 죄수복을 입고 복도에 길게 줄을 서 있는 수십 명의 조선인 청년들이었다. 뼈만 앙상한 모습의 청년들은 한 사람씩 '시약실'이란 곳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청년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를 맞고 있다고 했다. 선배도 그 주사를 맞던 중, 갑자기 숨을 거두었다고 했다. 도대체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장트리오가 이야기한다. 그리고 어떠한 설명도 없이, 이유도 모른 채 맞아야 했던 주사의 정체와 상상을 초월하는 일제의 악행이 수면 위로 드러난다.
병욱은 목숨을 걸고 지키고 싶었다. 선배가 남긴 유일한 흔적, 그 육필 원고를 지키기 위한 병욱의 가슴 시린 사투가 펼쳐진다. 야만의 시대를 뚫고 기적적으로 지켜낸 선배의 시(時). 그렇게 선배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그의 숨결과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필체에 장트리오와 이야기 친구들까지 절로 숙연해졌다. 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실제 육필 원고' 와 그 감동적인 비화가 '꼬꼬무'에서 공개된다.
이번 이야기에 친구로는 (여자)아이들 멤버 미연, 배우 윤박, 작사가 김이나가 나섰다.
(여자)아이들의 미연이 기대감을 안고 장성규의 이야기친구로 '꼬꼬무'를 찾아왔다. 평소 '꼬꼬무'를 빠짐없이 챙겨본다며 '꼬물이'를 자처한 미연은 금세 이야기에 빠져들며 가슴 아픈 전개에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먹먹한 감정을 드러냈다.
윤박은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등장, 녹화 내내 장도연과 순도 100% 티키타카를 선보이며 동년배 간의 자연스러운 케미를 뽐냈다. 이야기 후반부로 갈수록 연신 소름이 돋는다는 소감과 함께 그는 "오랜 세월을 지나 지금의 나와 이어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감동적인 소감을 전했다.
작사가 김이나는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로 오랜만에 '꼬꼬무'에 방문했다. 김이나는 이야기를 듣는 내내 이게 어떻게 실화일 수 있냐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는 "우주가 집필한 아름다운 이야기"라며 벅찬 감동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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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현택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