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CBC NEWS] 반값 등록금에 대한 서민들의 희망 수준이 날로 높아가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 반값 등록금 논쟁에 불이 붙었다. 15일 오전 한나라당 중진회의에서, 정몽준 전 대표와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이 동시에 원내지도부를 겨냥한 듯 ‘포퓰리즘은 나라를 망치는 길”이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이는 한나라당이 등록금 부담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어서 한나라당 당 차원의 귀추가 주목된다.
이날 회의에서 정의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반값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서 가뜩이나 국가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책을 내놓는다는 비판이 있는데, 설익은 정책이나 이해단체의 요구에 따라 발의되는 법이 많다. 당내 백가쟁명식 정책과 입법 과정을 보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포퓰리즘 주장을 쏟아내는 야당을 한나라당이 따라가는 모습에 시실망감을 넘어 불안감까지 토로하는 상황”이니 “집권 여당답게 재정적 뒷받침이 가능한지 조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전 대표도 “요즘 무책임한 공약을 남발하는 정치인들은 나라를 망치는 ‘망국노’라는 소리를 듣고도 남는다. 우리 정치의 특징이 경박하다는 건데 한나라당까지 부화뇌동해서는 안된다.”며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 등 지도부를 겨냥해서 날선 비판을 했다.
정 전 대표는 “정치권의 선심성 공약은 초등학생들의 작문 수준이다. 과자로 집을 지어달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어린아이들의 글짓기는 순진한 상상력에서 나오지만 정치인들의 선심성 공약은 탐욕에 눈이 멀어 나라를 망치는 발상이다.”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또 “포퓰리즘, 표퓰리즘이란 것은 국민들이 어리석어 잘 속아 넘어갈 수 있다는 치졸한 발상에서 나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중요한 순간마다 고비고비마다 늘 현명한 선택을 해왔다.”고 말했다.
이 밖에 다른 중진인 이경재 의원도 “반값 등록금 문제가 한나라당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 걱정했는데 지도부가 다시 정리하고 진행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발언했으며, 박종근 의원 역시 “반값 등록금 문제는 등록금 외 교육 시스템 등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거들었다.
중진 의원들의 날선 비판을 조용히 듣던 황우여 원내대표는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등록금 문제에 대해선 우리 당도 중진 의원들의 말씀대로, 같은 생각으로 해나가고 있다. 등록금 문제는 우리 고등교육의 경쟁력 제고와 맞물려 있으며, 교육과학기술부, 기획재정부와 의논해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라 말하며 “고견을 무겁게 받아서 정책위와 함께 잘 따라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