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더불어민주당의 금태섭 전 의원이 탈당의사를 밝혔다. 금태섭 전 의원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안에 기권표를 던져 징계처분을 받은 바 있다. 금태섭은 당내에서 소수의 목소리를 내며 정치활동을 전개해 왔었다.
금 전 의원은 지난 7일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진중권 전 교수에 대해서 손배소송을 제기하자 "탄핵이 되고 정권 교체가 되니 이제 민주당 국회의원이 명예훼손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다. 그것도 표현의 자유 수호에 가장 앞장 섰던 민변 출신 국회의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 그는 지난 6월 활발한 토론과 비판정신을 강점으로 하던 민주당이 어쩌다 이런 모습이 됐는지 너무나 안타깝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당시 김남국 의원은 금 전 의원에 대해 "의원님이 ‘공수처 반대’, ‘조국 임명 반대’를 소신이라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하는 만큼 '공수처 찬성’, ‘조국 임명 찬성’ 주장도 동등하게 대우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비판을 했었다. 김 의원은 “내 말만 소신이라고 계속 고집하고, 남의 말은 선거 못 치른다고 틀어막는 ‘표리부동’한 모습을 다시 한 번 성찰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지적했었다.
금태섭 전 의원은 당내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조응천 박용진 김해영 등과 함께 조금박해로 불리기도 했다. 조금박해 중에서 금이 빠져 나간 셈이다. 조금박해가 어떤 변화를 겪을 지도 주목해 볼 일이다.
금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탈당선언문에서 "민주당을 떠납니다.공수처 당론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처분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지 5개월이 지났습니다. 당 지도부가 바뀐 지도 두 달이 지났습니다. 그간 윤리위 회의도 여러 차례 열렸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아무런 결정도 내리고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합리적인 토론도 없었습니다. 결정이 늦어지는 이유도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당의 판단이 미래에 미칠 영향을 성실히 분석하고 고민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습니다. 그저 어떻게 해야 가장 욕을 덜 먹고 손해가 적을까 계산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차라리 제가 떠나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민주당은 예전의 유연함과 겸손함, 소통의 문화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했습니다. 국민들을 상대로 형사고소와 민사소송을 서슴지 않는 것은 김대중이 이끌던 민주당, 노무현이 이끌던 민주당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편 가르기로 국민들을 대립시키고 생각이 다른 사람을 범법자, 친일파로 몰아붙이며 윽박지르는 오만한 태도가 가장 큰 문제입니다."라면서 김대중 노무현 시대와 다른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런 모습에 대한 건강한 비판이나 자기반성은 ‘내부 총질’로 몰리고, 입을 막기 위한 문자폭탄과 악플의 좌표가 찍힙니다. 여야 대치의 와중에 격해지는 지지자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지만, 당의 지도적 위치에 계신 분들마저 양념이니 에너지니 하면서 잘못을 바로잡기는커녕 눈치를 보고 정치적 유불리만을 계산하는 모습에는 절망했습니다"라면서 절망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썼다.
또 "상대방이 한 일이라도 옳은 것은 받아들이고, 스스로 잘못한 것은 반성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나갈 때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게 됩니다. 특히 집권여당은 반대하는 사람도 설득하고 기다려서 함께 간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라고 충언을 하기도 했다.
금 전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제20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등 주요보직을 역임했었다.
한편 진중권 전교수는 금태섭 전 의원의 탈당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진 전 교수는 "어쩔 수 없는 선택. 잘 했어요. 어차피 그 당, 바뀔 것 같지도 않고."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