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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우리 삶 속의 영원한 동반자,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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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우리 삶 속의 영원한 동반자, 소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1.04.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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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2021년 신축년(辛丑年) 소의 해가 돌아왔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우리 삶 속의 영원한 동반자, 소 함께 걸어온 길 위에 숨겨진 색다른 의미를 찾아 떠난다.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 이러한 속담이 생길 정도로 소는 우리 삶에서 귀중하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늘 곁에서 농사일을 돕는 일 소, 왕의 밥상 위에 오를 타락죽을 끓일 우유를 주던 소, 어떤 절의 창건 설화 속에 등장하는 소까지. 이제는 우리의 밥상 위에 올라, 한 끼 식사까지 책임지는 소. 이런 소에게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며 그 곁에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소가 내어준 귀한 식자재부터 감사한 소를 기리기 위한 제상까지. 이번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무한히 변신하며 우리와 함께 살아온 소에 대해 이야기한다. 

옆에서 늘 당신을 돕겠소! –충북 단양의 일 소 

겨울을 견디어 내고 단단히 얼은 땅을 마중하러 나온 박춘택 씨. 일이 시작되는 봄철에 유독 발걸음이 가벼운 이유는 걷는 길이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봄이 오면 늘 박춘택 씨 곁에서 함께 걷는 소, 누렁이. 15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한 동무이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이 마을 사람들은 아직도 농사일을 할 때 소와 함께한다는데. 트랙터도 다니지 못하는 비탈진 밭을 가는 일을 할 수 있는 건 소가 유일하다고.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소를 대하는 마음은 유독 애틋한데, 또 다른 일 소를 키우는 황수만 씨는 사람 식사보다도 소의 식사를 늘 더 먼저 준비한단다. 영양 가득한 소죽이 완성되고 나면 그제야 끼니를 챙기기 시작한다. 

봄철 영양식으로는 두부만 한 게 없다. 정성 가득 넣어 만든 두부를 넣고 시래기와 청국장까지 듬뿍 넣어 끓인다. 새로운 나물들이 무성하게 자라기 전, 묵나물을 불려 밥을 짓고 달래장을 보태면 묵은 지난날을 보내고 새로이 맞게 될 날들을 맞이하기에 제격이다. 소가 지어준 농작물로 먹고산다는 마을 사람들. 함께 하는 덕분에 하루하루가 고단하지 않다.

너른 초지에서 자유를 만끽하다 –전북 정읍 방목 소 

너른 초원 위를 달리는 소들. 가히 장관이다. 올해 첫 방목을 하는 날, 신이 난 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뛰어다닌다. 아픈 어머니의 자리를 대신하기 위해 내려온 영수 씨는 가장 먼저 어떻게 하면 튼튼한 소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생각했단다. 요가를 가르치던 경험을 살려 소의 건강을 책임지는 소 아빠가 된 영수 씨! 방목뿐만 아니라 소여물도 직접 발효시켜 만드는데, 소처럼 우직하니 열심히 일하는 아들이 어머니의 입장에서는 안쓰럽기만 하다. 편한 길이 있어도 소신을 지키며 먼 길을 돌아 뚜벅뚜벅 가는 아들, 영수 씨. 그런 영수 씨 덕분에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진 며느리까지. 부부를 보는 어머니는 마냥 애틋하기만 하다. 이들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건 맛있는 밥 한 끼 차려주는 것! 고단한 소 농부를 위한 특별식을 준비한다. 

자랑스러운 아들이 키운 소 양지머리에 깨즙을 붓고 끓여주는데. 그러면 금세 구수한 양지머리호박깨탕이 완성된다. 이런 마음에 화답하는 며느리표 차돌박이말이까지 오고 가는 음식 속에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묻어나는데. 알게 모르게 어머니와 며느리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 공존했던 영수 씨도 직접 음식 만들기에 나섰다. 지인의 도움을 받아 만든 쌍화탕 본갈비찜부터 꽃등심 귀리 볶음까지. 오늘을 위해 함께 달린 소와 가족들에 대한 고마움의 시간이 쌓여 앞으로 함께할 날들이 더 기대된다.

임금님이 먹던 귀한 우유가 우리 밥상에! -충남 당진 젖소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줄을 서는 젖소들. 이들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새벽잠을 떨쳐내는 가족이 있다! 4마리의 소로 시작해 140여 마리의 소들을 키워낸 부부와 부모님을 돕기 위해 도시 생활을 접고 내려온 둘째 아들 태윤 씨. 어느새 젖소들에게 빠져들어 일 배우기가 한창이다. 마침 얼마 전 새로운 생명이 태어났다는데. 하루가 다르게 송아지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 새벽부터 쌓인 피로도 어느새 잊힌다. 이들의 땀으로 얻은 소중한 우유는 사실 예로부터 귀한 식자재로 사용됐다. 어머니 한흥순 씨의 우유 사랑은 원래도 유별났지만, 요즘 그녀의 오랜 꿈이었던 치즈 만드는 일까지 시작했다고! 귀한 녀석들 덕분에 얻은 식자재로 요리하는데 재미가 들린 흥순 씨는 아들 따라 들어 온 고마운 며느리에게 특별한 비법 알려주기에 나섰다. 

먼저 임금님이 먹었다는 타락죽에 단호박을 넣어 단호박 타락죽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도가니탕도 조금은 특별하게 끓인다는데. 물 대신 우유를 넣어 먼저 끓여주면 고기의 잡내는 줄고 구수한 맛이 더해진다. 이처럼 어느 곳이든 물 대신 우유를 사용하는 걸 좋아한다는 가족들. 부침개를 만들 때 반죽에도 물 대신 우유를 넣는다. 여태 함께 한, 그리고 평생을 함께 할 젖소들에게 고마운 한 상이다. 

소를 위한 한 상을 차립니다! –경기 평택 소 무덤 

우리의 삶 속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소, 그런 소 이야기를 불가에서도 들어볼 수 있다. 평택에 있는 절, 심복사 앞에는 소 무덤이 있다는데. 고려 시대에 세워졌다고 알려진 절이 소와 과연 어떤 관련이 있을까? 사실 이 절이 지어지는 데 소가 아주 중요한 일을 했다고 한다. 절의 창건 설화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고 하는데. 옛날 한 어부의 꿈에 검은 소들과 폐선이 나왔고, 소와 폐선을 이용해 절을 지을 수 있었다는 이야기였다고. 흥미로운 창건 설화의 더 깊은 내막을 알고 있는 심복사의 주지 스님은 이러한 소를 기리기 위해 제를 지낸다고 하는데. 이곳에서는 사람이 아닌 소를 위한 한 상을 준비한다. 소에게 바치는 소박하지만 정성 어린 제상을 통해 소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 

한솥 삶은 취로 떡을 만든다. 소를 기리는 만큼 짚 위에 떡을 가득 쌓아 올린다. 떡뿐만 아니라 꽃과 과일, 그리고 소를 위한 녹차까지 상에 오르고. 우리 민족과 깊은 인연이 있는 소. 오늘 이 순간을 잊게 해 준 소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함께 나눠본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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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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