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생을 마치고 바다로 돌아가는 이들이 있다. 유골을 바다에 뿌리는 해양장례식. 우리나라에서 해양장례식이 허용된 바다는 단 두 곳으로, 인천 연안부두 앞바다와 부산 수영만 두 곳만이 고인을 자유로운 바다로 안내한다.
이번 주 ‘다큐멘터리 3일’은 바다의 품으로 떠난 이들과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의 3일을 담았다.
■ 사(死)를 위해 생(生)
생(生)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사(死)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해양장례식장 장례지도사들이다. 장례지도사 한나윤 씨는 매일 아침 시장에 들러, 가장 좋은 꽃을 산다고 한다. 이 꽃을 보며 고인의 살아생전 가장 아름다웠던 모습을 떠올릴 유족들을 생각하면, 꽃을 고르는 손길이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 할머니 감사합니다
얼마 전 결혼식을 올린 조춘화 씨는 할머니를 보내드리기 위해 이 바다를 찾았다. 오랜 암투병을 하셨던 춘화 씨의 할머니는 손녀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기를 기다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떠나셨다고 한다. 고통 없는 곳으로 가신 할머니의 다음 생을 기원하며, 춘화 씨는 추모선에 오른다.
■ 저희 결혼합니다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손정민 씨와 조윤아 씨. 한 번도 뵙지 못한 장인어른의 부표를 찾은 예비 사위 손정민 씨는 예복을 갖춰 입었고, 조윤아 씨는 ’아버지가 너무너무 좋아했을 사윗감’이라며 아버지의 유골이 뿌려진 부표를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 다시 일어서야 하는 이유
친정엄마를 이곳에 모신 지 40일 만에 병을 앓던 남편 역시 이 바다로 보낸 배은신 씨. 그녀는 삶의 곳곳에서 떠난 이들의 빈자리가 느껴져 눈물이 마를 새가 없었지만, 절망 속에서도 살아가는 법을 찾았다. 떠난 이들이 보고 싶어 견딜 수 없어지면, 이 바다를 찾는다. 넓은 바다를 보며 슬픔을 털어내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힘을 얻는다고 한다.
■ 바다로 가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들에게 살아가야 할 이유와 방향을 알려주는 건, 너무 넓어 그 끝과 방향을 알 수 없는 바다일지도 모른다. 슬픔과 절망에 머물지 않고 삶을 향해 헤엄쳐 나가는 법을 배우기 위해 추모선에 오르는 사람들을 ‘다큐멘터리3일’이 만났다.
‘다큐멘터리 3일’ 제701회 『’바다로 가다‘ – 인천 해양장례식 72시간』은 21일 밤 10시 45분 KBS2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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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