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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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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세계를 놀라게 한 우리의 맛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12.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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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2022년은 새롭게 길어 올린 우리의 음식들, 우리만 즐기고, 우리만 나눠온 맛들이 밥상에 유독 많이 오른 한 해였다. 29일 방송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보석 같은 음식들과 무한한 가능성의 맛을 밥상 위에 다시, 펼쳐본다. 

정성과 기다림으로 ‘우리의 맛’이 되다 

한겨울의 허허벌판과 갯벌에서도 어떻게든 밥상에 올릴 것을 찾아냈던 우리의 어머니들. 바다 이끼로만 여겨졌던 갯벌의 감태도, 무청도 살뜰히 모아 말려 먹는 방법을 궁리해냈다. 산에 떨어지니 열매나 자투리 먹거리에도 정성을 더해 든든한 먹거리로 탄생시킨 ‘묵’도 그중 하나다. 올해 초, 탱글탱글한 식감에 그 재료도 무궁무진한 묵의 세계를 소개했었다. 

담백한 맛으로 인기가 좋은 박대! 이 생선에겐 한 가지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두껍고 비늘이 많은 껍질이었다. 그런데 흔히 버려지는 이 생선껍질이 서천의 한 동네에서는 묵의 주재료로 사랑받고 있었다. 몇 남지 않은 박대묵 장인인 김명희 씨. 그녀는 30년 넘게 이어온 ‘정성과 기다림’이라는 묵의 노하우를 딸에게 전수 중이다. 7번이나 깨끗이 씻어낸 박대 껍질을 한 시간 넘게 젓고 또 저어 푹 끓인 다음 걸러낸 물을 굳혀야 비로소 탱글탱글한 묵이 완성된다. 별다른 먹거리 없는 겨울 밥상을 풍성하게 채워줬던 고소하고 쫀득한 맛의 묵 요리들. 우무묵을 혹독한 추위 속에서 얼렸다 녹였다 반복해 말려 먹는 한천도 겨울철의 요긴한 먹거리였다. 오래전부터 먹어온 묵은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포용의 맛. 그리고 시간과 마음을 뭉근하게 졸이며 완성되던 어머니들의 음식이었는데. 묵묵히 이어져 온 어머니들의 손맛이 채운 묵 밥상을 다시 만나본다. 

우리 뿌리의 힘! 재래종의 재발견 

예로부터 좋은 날이면 상에 올려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던 복덩이, 돼지! 우리의 재래돼지는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외래종에 밀려나고 말았는데, 멸종된 줄 알았던 재래돼지를 올해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포항에 사는 이한보름 씨 부자가 대를 이어 재래돼지를 복원한 덕분이었다. 

생산비가 일반 돼지의 열 배나 들지만 남다른 사명감과 자부심으로 재래돼지를 지켜나가는 이한보름 씨. 그 맛을 널리 알리기 위해 셰프들과 요리를 개발 중이었다. 지방이 많고 찰진 육질의 재래돼지는 진한 육향의 돼지곰탕처럼 국물 요리로 끓여내는 게 제격! 양식과 접목시킨 새로운 요리들까지 다양하게 도전하고 있었다. 재래돼지를 비롯해 호랑이 무늬의 칡소와 토종 잡곡들까지. 사라져가는 우리 뿌리의 가축과 작물들을 우직하게 지켜온 사람들. 이들의 노고 덕분에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뿌리 깊은 우리의 맛들을 들여다본다. 

가장 한국적인 맛이 세계적인 맛!

우리 맛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이 유독 컸던 2022년. 일명 ‘나물의 민족’인 우리 선조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쌈’이 대표적이다. 알고 보니 쌈은 14세기 원나라 시인이 고려의 쌈을 극찬했을 정도로 선구적인 K푸드! 유독 산사가 많은 우리나라에선 나물 쌈이 사찰에서 크게 발달했단다. 순천의 모후산 자락에서 자연식을 연구하는 산공 스님과 함께 버려지는 꽃잎과 채소 자투리, 그리고 묵은지까지! 쌈으로 밥상에 봄꽃을 피워봤던 현장으로 다시 향해본다. 쌈과 같은 우리 고유의 맛들을 다양하게 만났던 지난 1년. 최근 주목받고 있는 들깨도 그중 하나다. 들깻가루부터 들기름과 깻잎까지! 독특한 풍미로 우리 밥상을 채워온 곡물이 최근에 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었다. 호주 출신의 유명 셰프, 조셉 씨 한국에서 처음 맛본 들깨의 풍미에 푹 빠져 새로운 우리의 맛을 개발 중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게 하는 들깨의 멋진 활약이 또 한 번 펼쳐진다. 

세계의 주목을 받은 K 도구, 호미 

전국 팔도 방방곡곡, 뜨거운 맛의 현장을 다녔던 지난 1년. 음식만큼이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음식을 만드는 도구들이었다. 대가족의 끼니를 책임지던 큼직한 가마솥부터 목기와 소반까지! 뜨끈한 밥상이 차려지기까지 그 바탕이 된 밥상의 조력자들. 그중 최근 해외에서 뜨겁게 주목받은 한 농기구를 소개했었다. 

경북 영주의 한 대장간에서 40여 년을 한결같이 지켜온 석노기 장인. 달구고 담금질하고 두들겨서 구슬땀으로 완성시킨 작품은 다름 아닌 호미였다. 최근 미국의 인터넷 쇼핑몰에서 불티나게 팔린다는 호미. 평생 호미를 손에서 놓지 않은 건 시골의 아낙들도 마찬가지였다.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일해온 호미처럼, 평생 호미와 땀 흘려온 어머니들이 차려낸 구수하고 정겨운 음식들. 다시 만나도 감동적인 선물 같은 밥상이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모둠살이 밥상’ 

코로나19 확산 이후, 혼자 밥 먹는 일명 ‘혼밥’ 문화는 점점 더 확산되어 갔다. 그 어느 때보다 사람이 그리웠던 시기. 한편에서는 한 데 어울려 밥을 함께 먹는 ‘모둠살이 밥상’ 문화가 되살아나고 있었다. 특히 지난 추석 무렵 만난 8남매 식구들은 남다른 모둠살이를 이어가고 있었다. 네 자매가 의기투합해 집을 짓고 그곳을 ‘가족 타운’으로 만들어 틈날 때마다 밥상을 함께 하고 있었던 것이다. 

모이면 짭조름한 고추부각조림에 뜨끈한 배추지짐, 어머니의 손맛을 그대로 담아낸 시래기된장국까지, 8남매를 하나로 묶어주는 건 부모님이 남겨주신 진한 맛의 유산이었다. 좋은 때나 궂을 때나 힘을 모아 많은 일을 함께 해내온 우리 민족. 그 밥상 공동체의 정신을 이어가는 또 한 곳은 완주의 한 육아공동체였다. 부모들이 순번을 정해 아이를 함께 돌보며 물론 밥상까지 함께 차리게 됐다는 이들. 밥상머리에서 아이들과 함께 나눔의 오랜 지혜를 배워가고 있었다. 함께 밥 먹으며 기쁨은 배로, 슬픔은 반으로 나눴던 지난 1년, 밥상이 전해줬던 힘찬 에너지와 용기를 다시 한번 맛보며 2022년을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해본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된다. 

▶한번에 끝 - 단박제보
▶비디오 글로 만드는 '비글톡'

 

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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