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경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외식‧편의점업계가 매물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경영 방어선에 한계가 온 것이 아니냔 우려의 목소리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이온(AEON)그룹이 한국미니스톱 매각에 나섰다. 지난달 18일 심관섭 한국미니스톱 대표가 회사 매각설을 두고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선 일본 미니스톱㈜이 이미 매각을 결정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매각 주관사는 노무라증권을 선정했고 2대 주주인 대상도 지분 매각을 원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한국미니스톱의 전신은 대상유통으로 1990년 일본 미니스톱과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 후 편의점 사업에 진출했다. 사업 초창기는 대상㈜와 대상식품, 일본 미니스톱㈜ 등이 주주로 있었지만 2003년 대상은 보유지분 대부분을 일본 미니스톱 본사에 매각했으며 현재까지 20%만 보유하고 있다. 3대 주주는 일본 미쓰비시(3.94%)며 1대 주주인 이온은 지분 76.06%를 보유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최근 최저임금 인상 악재부터 신규 출점 규제와 각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 때문에 수익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의 경우 지난 2015년 매출 1조683억 원에 영업이익 132억 원을 기록한 뒤 갈수록 하락세다. 2016년 34억 원의 영업이익에 지난해는 26억 원으로 더 낮아졌다. 기존 업체들과 비교했을 때 수익성에서 한참 뒤처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820원(인상률 10.9%) 오르자 가맹점들의 상생지원 부담금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편의점가맹점협회는 가맹점이 가맹본사에 지불하는 가맹수수료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수익성 제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미니스톱 입장에선 감당하기 쉽지 않은 악재다.
특히 포화 상태에 이른 한국 시장보다 베트남 등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시장에 눈길을 주고 있는 일본 미니스톱의 전략적 선택도 이번 매각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베트남 시장의 경우 2015년 31개에 불과했지만 2016년 72개, 지난해 110개로 매장이 날로 늘어나고 있으며 점포 수익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다드차타드(SC)금융그룹의 사모펀드(PEF)인 SC PE가 2014년 인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 ‘매드포갈릭’도 매물 시장에 등장했다. 사모펀드가 사들인 외식 브랜드 다수가 신통치 않은 실적으로 인수합병(M&A)시장에 나서길 꺼려하는 상황에 매드포갈릭의 등장은 다소 의외라는 업계 시각이다.
최근 SC PE는 매드포갈릭을 운영하는 엠에프지코리아 매각에 나서고 매각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SC PE가 보유한 지분은 SC PE 코리아 3호 펀드가 갖고 있는 34.61%와 SC 계열 사모펀드 핀벤처 지분 36.81%를 통틀어 71.42%다. 나머지 지분은 전략적 제휴관계인 외식업체 썬앳푸드가 가지고 있다.
매드포갈릭은 지난 2001년 론칭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다. 40개 매장을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 796억 원, 영업이익 33억 원을 기록했다. SC PE가 매드포갈릭을 인수했던 2014년 당시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57억 원, 8억 원이었다. 4년 동안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던지라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등 외식업계 전반에 경영 어려움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지금이 매각 적기로 본 것이 아니냔 판단이다. 성장세를 보이다 하락세로 돌아서게 되면 매각 추진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어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점에 서둘러 매각을 추진한 것이란 해석이다.
국내 대표 김밥 프랜차이즈인 김가네도 최근 서울 구의동 소재 본사 건물을 렌터카공제조합에 196억 원에 매각했다. 지난 2006년 사옥을 장만한 뒤 12년 만에 넘긴 것이다.
김가네는 사세 확장에 따른 공간 부족과 물류센터 등의 이전으로 매각을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업계 일부는 최근의 경영 어려움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는 해석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김가네는 2014년 1억8900만 원의 순손실과 2015년 1억81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500여만 원의 순이익으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