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혁신기술로 등장한 이후 블록체인을 개발하고 활용하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내부 역량을 고려한 접근과 효과적인 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조언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조주현 수석연구원은 최근 ‘블록체인의 올바른 이해와 기업 비즈니스 관점의 활용 방향’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았다.
먼저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정부와 공공기관을 비롯해 산업계 전 영역으로 확장되는 추세다. 한국예탁결제원의 경우 전자투표 본인 인증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서울시는 청년수당 지급과 중고차거래 개선 등 블록체인 기술을 시정혁신에 적용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외의 경우 IBM, MS 등 IT역량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들이 일찌감치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다. 일반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적용 가능한 표준 플랫폼을 개발하고 각 사 니즈에 맞게 활용 가능토록 지원하는 서비스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구축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는 블록체인 관련 비즈니스를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는 스타트업들을 제외하면 대기업들의 진출이 다소 늦다. 지난해야 삼성, SK 등 대기업들이 관련 기업금융, 해운물류 등 일부 비즈니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비트코인, 리플 등 최근 암호화폐로 인해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블록체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 없이 장점만을 강조하며 무분별하게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한 우려도 있다.
블록체인은 거래시간 단축, 거래비용 절감, 거래의 신뢰성과 효율성 제고 등의 다양한 긍정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에서는 동일핚 정보를 네트워크 참가자에게 분산 공유해 공동으로 관리하므로 중간관리자 없이도 거래 당사자 간 직접 거래에 따른 효율성 제고가 가능해진다.
블록체인은 활용 목적과 데이터 관리 방식에 따라 일반적으로 퍼블릭 블록체인, 프라이빗 블록체인, 컨소시엄 블록체인의 세 가지로 구분 가능하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누구나 접근 가능한 개방형 블록체인으로 채굴 등 알고리즘을 통해 거래를 증명하면서 거래 신뢰도를 높이고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어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시장의 기반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개인형 블록체인으로 허가받은 사용자만 접근가능토록 중앙기관에서 통제한다. 높은 효율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기업들의 니즈에 맞게 적용 가능한 기업형 블록체인의 개념이다.
컨소시엄 블록체인은 반중앙형 블록체인으로 사적 합의된 규칙으로 거래를 증명하며, 권한 부여 차별화를 통해 민감한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형태다.
조주현 수석연구원은 “블록체인 기술이 추구하는 이상과 달리 현재 상황으로는 활용 차원의 한계점이 존재한다”며 “기업들은 블록체인 활용에 대한 장단점 및 가능성 등을 면밀히 검토 후 비즈니스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외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사례와 같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 플랫폼 운영 과정의 정보보안 문제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기업에서는 대외비 성격의 민감한 비즈니스 관련 정보가 외부 유출 및 무분별하게 공유되는 경우 단기 실적 감소뿐만 아니라 중장기 관점에서 기업 경쟁력도 상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수석연구원은 기업이 비즈니스에 블록체인을 활용하기 위해 검토해야 할 요건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정보보안 관점’(Information Security)이다. 블록체인이 추구하는 분산저장 기술은 위변조 방어에 용이하지만 정보 유통 및 관리 채널이 많아져서 확률적으로 정보 유출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하므로 정보 유출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으로 선행돼야 한다는 견해다.
둘째는 시장규제 관점(Market Regulation)이다. 국내의 경우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제외한 블록체인의 기업 비즈니스 활용은 허용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시범사업 선정 및 우수사례 발굴 등 적극 장려하고 있기 때문에 각 업체들은 비즈니스에 적합한 블록체인 활용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는 가치창출 관점(Value Creation)이다. 블록체인의 활용 목적과 방향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무분별하게 접근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 비즈니스 운영 및 관리를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사업 확대 및 효율성 제고 목적의 활용이 전재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조 수석연구원은 “최근 블록체인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이 많지만 기존 주력사업이 있는 기업들은 스타트업과 달리 블록체인 적용 자체를 목적으로 삼아서는 안 되며 단계별 접근법을 통해 실질적인 효과가 기대되는 영역에 국한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비즈니스 적용 가능영역을 검토해 아이디어를 발굴(1단계)하고 활용 목적에 적합한 대안을 선별(2단계)한 뒤 기대효과와 제반 리스크를 검토해 수익창출, 비용절감, 프로세스 개선 등의 성과창출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의사결정(3단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