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NEWSㅣ씨비씨뉴스] 3분기 이후 ‘소부장’은 대한민국 경제의 화두입니다.
일본 경제 내습이 백일이 넘었습니다. 지난 시점을 되돌아 보면 고비도 많았고 사연도 많았습니다.
‘닌자’가 사람을 공격하듯이 일본은 대한민국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줬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의도와는 반대로 타격 못지않게 적에 대해 더 일찍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일본의 닌자식 경제 공략에 대처했던 수순은 ‘기본’이었습니다. 일본은 비열하게 한국의 기본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탑의 하단부를 친 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침착했습니다. 기초와 기본에 입각한 개념으로 대응 태도를 잡았습니다. 우왕좌왕할 것 이라는 예상을 깨고 우리의 기본을 점검하고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우리만의 기준을 세우고 대체해야 한다는 ‘명제’를 세운 것은 박영선 장관입니다.
박 장관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누가 다느냐는 갑론을박 중에 단기필마로 나섰습니다.
일본 닌자식 공략에 지식사회와 대기업군 모두 대응방식을 두고 회의감에 젖어 있었습니다.
국산화나 신토불이는 현실감이 없거나 당랑거철 같은 어리석은 '사상'(思想)으로 여겨졌습니다.
구상유취하거나 천진난만한 생각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감히’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습니다. 그럼 길은?
그 길은 굴복의 길이거나 화친의 길입니다. 누구도 말하진 않지만 그렇게 되기를 빌었습니다. 특히 이해당사자들은 그런 길을 택했습니다. 재계는 부산하게 움직였습니다.
일본 현지에 가서 '꾀는 작전'에 돌입한 것입니다.
이는 사실 미봉책에 불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야붕 맘대로"라는 말처럼 또 한 번의 종속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해당사자들은 패러다임을 바꿀 생각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7월10일 대통령의 30대기업에 대한 당부에도 불구하고 그리 자기 확신은 크지 않은 듯 했습니다.
이런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바라는 수준에 이르기에는 어려울 듯 했습니다.
대통령과 기업체 장들과의 토론이 있은 지 8일 후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처음으로 중소기업이 불화수소를 만들 수 있는데 대기업이 안 사준다"고 '사자후'를 토했습니다.
이말은 단순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사상'의 체계를 바꾸는 하나의 선언적 발언이었습니다. '디테일' '전문가' '품질' 등이 그말에 부메랑으로 다가왔습니다.
박영선의 사상은 '축적의 시간'이었습니다. 일본 대항의 ‘테크트리’의 스타트 지점이었습니다.
그 ‘사상’은 축적의 시간을 배제한 채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문제의식 없던 재계에게 큰 숙제를 안겨준 것입니다.
축적은 대기업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중소벤처기업의 중심경제구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입니다. 그것은 ‘사상(思想)’이었습니다.
[진행ㅣCBC뉴스 = 권오성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