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CBC NEWS]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마련하느라 부산하다. 가계빚 증가 속도를 둔화시키고, 변동금리·거치식·일시상환 위주의 대출구조를 개선해 선제적으로 가계 부실을 막겠다는 대 원칙은 정해졌다. 그러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정부 부처 간 이견과 이해관계에 얽힌 금융권의 반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위원회는 다음주 초 관련 대책을 발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2일 금융권의 소식통에 의하면 금융위는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의 이자 납입액 일부를 소득공제 해주는 방안을 넣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 이라 한다.
현재 가계대출의 80% 이상이 변동금리, 거치식 일시상환 구조인 까닭에 부실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안정적인 구조인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을 장려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재부가 세수감소를 이유로 동의하지 않고 있어 이번 대책에 포함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또 금융위는 금융권이 자발적으로 고정금리·분할상환·장기대출 영업에 나서게 하기 위해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보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낮게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되면 은행은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낮아진 만큼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비롯한 재정건전성이 탄탄해지게 된다. 반대로 가계대출을 지나치게 많이 취급한 기관에는 BIS 비율에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대상에 올려놓고 있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의 거치기간을 제한하고, 변동금리 대출을 고정금리로 전환할 때 내야 하는 조기상환 수수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수수료 감면에 따른 수익 악화로 금융권의 반발이 예상돼 감면 시한을 두고 당국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위은 부실이 우려되는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에 대해 더욱 강력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최근 가계대출이 급증하는 농·수협 지역단위 조합과 신용협동조합 등 상호금융기관에 대해 동일인 대출한도를 강화하여 대출을 억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에 대해서도 50%로 제한된 카드대출(현금서비스와 카드론)의 사업비중을 더 낮추는 방안을 두고 고민 중이다.
그러나 이렇게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을 강하게 억제하면 은행 문턱을 못 넘는 서민들이 불법 대부업체 등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 주요 수익원인 대출이 줄어드는 금융기관의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CBCi CBC뉴스 정승국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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