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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여름철 보양식, 복달임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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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여름철 보양식, 복달임 밥상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2.08.0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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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일 년 중 더위가 가장 절정인 삼복지간(三伏之間). 한여름에 시원한 물가를 찾아 다같이 보양식을 먹으며 더위를 이겨내는 풍습을 예로부터 복달임이라고 했다. 여름철 허한 몸을 채우는 건강하고 진한 맛. 가족의 건강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가장 뜨거운 날의 한 끼를 ‘한국인의 밥상’에서 만나본다 

■ 초방리 마을 복날 잔치 열렸네  

전국에서 염소가 가장 많다는 전라남도 화순군. 전체의 70%가 전부 산지로 이루어진 화순군은 예로부터 염소 키우기 좋은 곳이었다. 특히 초방리 마을은 마을 이름에 ‘풀 초(草)’ 자가 들어갈 만큼 풀이 많은 동네. 더덕이며 도라지 같은 약초들이 사방에 넘쳐난다. 약초를 먹고 자라는 흑염소는 그야말로 음식보다는 약에 가까운 음식. 그래서 이 마을 복달임에는 삼계탕이 등장하지 않는다. 농번기를 마치고 더위가 절정에 이를 때면, 꼭 흑염소를 한 마리씩 잡아 동네 사람들 다 같이 모여 잔치를 벌였다. 흑염소를 푹 고아 만든 흑염소탕부터 야들야들하고 담백한 염소 수육, 돌판에 구워 먹는 염소 구이에 이르기까지. 초방리 마을 주민들의 매해 여름을 함께 하고 있는 흑염소 복달임 한 상을 만나본다.  

■ 부모의 복달임은 자식 입에 ‘첫 민어’ 들어가는 것  

고기를 발로 차고 다닐 정도로 많았다는 진도 수품항. 그곳에서 이른 새벽부터 제철 맞은 생선을 잡기 위해 어장으로 나서는 박현욱 어부가 있다. 여름철 일품 보양식 민어와 귀한 생선 붉바리까지, 여름 손님이 줄줄이 배에 오른다. 박현욱 씨에게는 든든한 조력자가 있다. 아버지가 떠난 후 혼자 남은 자신을 위해 타지 생활을 정리하고 달려와 준 아들 박재성 씨. 고기 많은 수품항이 고향인 두 사람은 복날마다 민어를 먹었다고 한다. 현욱 씨 어린 시절에는 민어 한 마리로 온 마을 사람들이 3일 내내 복날 잔치를 하기도 했다고. 재성 씨와 현욱 씨의 추억 속 복날 음식은 민어죽이다. 할아버지가 귀한 첫 민어를 잡아 오면, 그것만은 팔지 않고 남은 뼈를 푹 고아 민어죽을 만들어 꼭 자식들에게 먹였다고 한다.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에서 귀한 생선을 아낌없이 내어주는 것. 그 마음을 이제는 현욱 씨가 재성 씨에게 전해준다. 바다처럼 깊은 부모의 마음으로 만들어낸 복달임 한 상을 만나본다. 

■ 한겨울 한천 말리느라 꽁꽁 얼었던 손, 그래도 더위가 낫다 

밀양 가라마을 주민들에게만 잊을 수 없는 여름 놀이터가 있다. 바로 온 마을 사람들이 복날이 되면 솥단지를 끌고 복놀이를 즐겼던 ‘약물탕’이다. 물살이 워낙 세고, 물이 시원해 물을 맞으면 여름내 땀띠도 다 낫게 해준다 해서 예로부터 ‘약물탕’이라고 불렀다. 가라마을 주민들에게 빠질 수 없는 한여름 음식은 ‘한천’ 콩국이다. 기온이 낮은 밀양 산내면은 한천 건조 작업을 하기에 좋은 환경. 우리나라 최초의 한천 공장이 세워진 곳으로, 가라마을 주민 대부분이 한천 공장에서 일을 했다. 추운 겨울철, 폭설과 폭우가 쏟아져도 멈출 수 없었던 한천 건조 작업. 무더운 여름이 무색할 만큼 겨울철 어르신들의 손은 언제나 부르터있었다. 워낙 고가였던 터라 마음 놓고 먹을 수도 없었던 한천. 겨울바람에 한천이 여기저기 날아가면 주워 다 겨우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도 한천 덕분에 손주들 용돈 하나라도 더 챙겨줄 수 있었다는 가라마을 어르신들. 말랑말랑 한천묵과 얼음 띄운 초계 수제비, 고사리와 바지락을 넣은 고사리찜까지. 시원하고도 뜨거운 여름 음식으로 한겨울 시름을 날려버린다. 

■ 해녀의 복달임 음식, 전복곰국. 뽀얗고 순한 국물이 술술 넘어간다   

성게 철을 맞은 경주 감포 바다. 이곳에는 바다를 벗 삼아 살아가는 해녀 모녀가 있다. 연동마을에서 1등 해녀라는 이정숙 씨와 그의 물질 스승인 김순자 씨 이다. 다양한 여름 보양식이 있지만 해녀들의 복달임 음식은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음식이다. 바로 전복곰국. 직접 채취한 전복을 그날 다 팔지 않으면, 금방 상해버려서 아까운 마음에 가족들 먹이려고 시작한 음식이라고 한다. 전복 껍데기를 세네 시간 정도 푹 우리고, 전복 살은 참기름에 볶다가 껍데기를 건진 전복 육수에 넣어 다시 끓인다. 그러면 다른 곰국처럼 뽀얀 국물이 올라온다고. 빨갛게 타오르는 가마솥에서 장장 몇 시간 땀을 흘려야 만들 수 있는 음식이다. 사 남매를 키우기 위해 40년 가까이 물질을 해온 어머니에게 이제는 전복곰국을 끓여주는 딸 정숙 씨. 예전에 어머니가 그랬듯 이제는 자신이 어머니의 든든한 울타리이다. 곰국처럼 순하고 편안한 내일을 위한 뜨거운 날의 한 끼, 해녀 모녀의 복달임에는 언제나 바다 향이 가득하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송된다. 

▶한번에 끝 - 단박제보
▶비디오 글로 만드는 '비글톡'

 

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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