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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직격’ 반복되는 군 성범죄…군은 바뀌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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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직격’ 반복되는 군 성범죄…군은 바뀌지 않았다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1.07.0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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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CBC뉴스] 지난 5월 21일, 한 공군 부사관의 사망 소식에 온 국민은 분노했다. 제20전투비행단 소속 여군 중사가 성추행을 당한 뒤 약 2달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것. 추행 사실은 피해자가 목숨을 끊은 후에야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해당 부대는 성추행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으며, 심지어 피해자를 회유하고 협박하는 등의 2차 가해를 이어갔다. 결국, 이 중사가 사망한 뒤, 초기 부실 수사에 책임을 지고 공군참모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국방부는 자체 진상 조사단을 꾸려 사건을 재조사하기 시작했다. 국방부 재조사 이후, 부실 수사를 넘어 ‘보고 누락’ 등 군의 의도적, 조직적 사건 은폐 정황이 하나둘 드러나기 시작했다. 과연 공군 여 중사는 죽음을 통해 어떤 진실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  

 죽어야 들리는 목소리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 공군의 홍보 문구 중 하나이다. 피해자는 군인이 되겠다는 꿈을 안고 항공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해 부사관으로 임관되었다. 그런 딸이 항상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는 유족들. 하지만 그런 유족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밝고, 책임감 강하고, 강단 있는 성격의 딸이 왜 스스로 세상을 등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유족들은 진실을 밝히고 딸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장례도 미룬 채 군과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시사 직격>은 유족과 친구, 학창시절의 흔적들을 통해서 그녀가 어떤 사람이자 군인이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우리 딸은 친구 같은 그리고 멘토 같은 딸이었거든요. 이렇게 속상한 일이 있었다, 그러면 엄마 오늘 이번 주에 뭐가 힘들었어…. 이런 식으로 토닥여주기도 하고” - 피해자 유족 인터뷰 中- 

 강요받은 침묵 

지난 3월, 상관이 마련한 술자리에 참석한 후 부대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 피해자에게 닥쳐온 지옥 같은 시간. 수차례 거부 의사를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 장 중사는 추행을 멈추지 않았다. 피해자가 차에서 황급히 내린 후에야 끝난 추행. 이 중사는 다음 날 피해 사실을 선임들에게 보고했으나, 문제는 그 후였다. 

직속상관들은 피해자를 회유하고, 그녀의 남편에게까지 합의를 종용했다. 또한, 소속 부대를 넘어 공군 타 부대로까지 피해자의 신상이 퍼졌고, 그로 인해 이 중사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병원 치료까지 받았다. 이렇게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당하는 동안 군이 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20비행단 군경찰은 가해자인 장 중사에 대한 피의자 조사도 없이 불구속 결정을 내렸다, 사건을 송치 받은 군 검찰은 피해자가 목숨을 끊은 후에야 비로소 수사에 착수했다. 

뒤늦게 국방부의 진상조사가 이뤄지면서, 이 같은 부실수사가 고의적 은폐로 인한 것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 <시사 직격>은 군법무관 출신 변호사와 국방부 수사심의위원회 관계자를 만나 초기 수사의 문제점, 그리고 아직 공개되지 않은 군의 은폐정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둘 다(피해자, 가해자) 내 부하여서 둘 다 좋게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저에게 합의를 종용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피해자 남편 진술서 中- 

 군은 바뀌지 않았다 

군이 성범죄 은폐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공군 여 대위가 상관의 강요로 참석한 술자리에서 지인인 민간인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피해자는 상관의 강요, 직권남용, 가혹행위 등의 사실을 공군본부 감찰실에 고발했지만, 최종 결과는 모두 무혐의.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공군참모총장 등의 개입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근 5년간 군사법원에서 다룬 성범죄 재판은 약 1천 700여 건. 하지만 실형 선고율은 10%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군사법 시스템은, 군이 마음만 먹으면 사건을 은폐하기 너무나 쉬운 구조라고 지적한다. 경찰, 검찰, 법원, 감찰 기능이 모두 지휘관의 통제 아래 놓여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한 여군이 성폭행 피해 후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미국. 이를 계기로, 성범죄 수사·기소 권한을 지휘관에게서 박탈해 국방부 장관 직속으로 넘기는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우리도 이제는 대안이 필요한 때다. 

“기본 태세가 이런 방식인 거죠. 자기 자기 문제들을 드러내기 싫고 드러내면 자기들이 변화해야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 거죠.” - 권인숙 의원 인터뷰 中- 

 <시사 직격>이 들어본 여군의 목소리 

7%. 전체 군 간부 중 여군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시사 직격>은 전·현직 여군 39명을 대상으로 심층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겪고 있는 현실을 들여다봤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응답자 전원이 다른 이의 피해를 목격하거나 들은 적이 있었고, 응답자의 80%는 근무 기간 중 자신이 성희롱, 성추행 등의 피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고는 하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하는 여군들. 군은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제는 국방부가 여군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야 너 여군치고 일 잘하네? 내가 본 여군 중에 일 제일 잘해? 굉장히 기분이 나쁘더라고요” - 전직 여군 장교 인터뷰 中- 

“신고 경험이 있는 선배들이 좀 주위에 있어서 물어봤어요. 신고를 할 거면 무조건 마음을 독하게 먹고 비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전제로 시작을 해야 마음의 상처를 덜 받는다(라고 조언을 하시더라고요.)” - 현직 여군 인터뷰 中- 

반복되는 군의 성범죄. 군은 변하지 않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 변하게 만들어야 하는가? ‘어느 여군의 죽음 - 군은 왜 침묵했는가’ 편은 9일 밤 10시 KBS 1TV <시사 직격>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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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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