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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국민 간식 호두과자의 본고장이자 사통팔달의 도시 충남 천안. 천안, 하면 공식처럼 떠오르는 ‘천안삼거리’는 조선시대부터 한양에서 경상도와 전라도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삼남의 관문 도시 천안으로 동네한바퀴 232번째 여정을 떠난다.
▶ 천안 명물을 담은 제과 명인 부부의 화과자
서울로 치면 명동과 같은 천안 원조 신도심, 신부동에 17년째 한자리를 지키며 고소한 빵과 과자를 굽는 제과점이 있다. 일본에서 제과 학교를 졸업한 아내 최경미 씨와, 서울의 유명 빵집에서 제빵을 배운 남편 유상모 씨가 함께 꾸려가는 이 과자점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알록달록한 색감과 앙증맞은 모양의 ‘천안 화과자 세트’. 호두를 주재료로 하되, 입장포도, 능수버들, 성환배 등 천안의 명물들을 예쁘게 형상화한 화과자를 만들게 되었다. 제과 명장 부부가 정교한 손품을 들여 빚어내는 아기자기한 천안 화과자 세트로 달콤한 눈요기 입요기를 한다.
▶ 4대를 이어가는 95년 역사의 기름집
천안 구도심의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골목길을 걷다가,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한 가게로 들어간다. 동네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이 기름집은 무려 95년이라는 세월 동안 4대째 대를 이어서 이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개성에서 기름집을 하던 1대 故 현재성 씨가 천안에 자리 잡으며 시작된 가게는 현원곤 씨 부부와 그의 아들 현상훈 씨가 함께 운영하고 있다. 4대인 현상훈 씨는 원래 중학교 체육 교사 출신. 나이 드신 부모님이 힘들게 가게를 이끌어 가시는 걸 보고 가업인 기름집을 잇기로 결심, 교직을 그만두고 10년 전, 기름 짜는 일에 뛰어들었다. 오랜 세월 변함없이 한자리를 지켜온 4대 기름집은 과연 5대 기름집이 될 수 있을까? 이 작은 기름집이 100년을 넘어 고소한 역사를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 빛과 모래로 이야기를 그리다, 샌드아트
모래로 샌드아트를 하고 있다는 송수연 씨. 샌드아트란 빛이 나오는 라이트 박스 위에서 손과 모래를 사용해 그림을 그리는 예술의 한 장르다. 청주 출신이지만 천안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수연 씨는 천안에서의 추억과 천안의 상징 등을 샌드아트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모래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펼쳐 보일 때 가장 행복하다는, 자칭 ‘모래요정’ 수연 씨의 열정 가득한 일상을 만나본다.
▶ 천안에서 맛보는 네덜란드 정통 고다치즈
천안 성남면의 한적한 시골 마을 길을 걷다, 새끼 젖소들에게 우유를 먹이고 있는 청년을 발견한다. 아버지 김호기 씨와 축산학을 전공한 둘째 딸 김남영 씨는 젖소를 관리하고, 어머니 이선애 씨와 조리학과를 나온 막내딸 김남윤 씨는 치즈를 만들고 그 치즈와 잘 어울리는 음식을 개발하고 있단다. 결혼 후 목장을 하던 시부모님과 함께 살게 된 선애 씨는 시부모님을 모시며 목장 일을 하고 치즈도 만드는 게 힘들었지만, 치즈를 만드는 일이 손톱이 빠져도 모를 정도로 재밌었다고. 네덜란드 등 치즈의 본고장에서 치즈를 배워 특히 한국에서는 직접 만드는 이가 거의 없는 네덜란드 정통 고다치즈가 이 목장의 자랑거리다. 손수 짠 우유로 당분을 첨가하지 않은 건강한 치즈와 요거트를 만드는 꿈의 목장에서 정성으로 만든 건강한 치즈와 요거트를 맛본다.
▶ 천안 토속의 맛, 새뱅이장뚝배기와 호두비빔밥
세종시와 접한 성남면의 공기 좋은 산길을 따라 걷다가 산속에 딱 한 채 있는 집을 발견한다. 마당에 200여 개의 항아리가 가득한 이 집은 양봉석 김양순 씨 부부의 보금자리이자 예약제로 운영하는 식당이다. 안양에 살다가 15년 전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이 집을 사서 내려왔다는 부부. 시어머니가 편안히 눈을 감으신 뒤, 전남 영광 출신인 아내 양순 씨는 시어머니에게 배운 충청도 토속음식으로 식당을 시작했다.
충남 지역에서 예로부터 비 오는 날 즐겨 먹던 토속음식인 ‘새뱅이장뚝배기’, 천안의 명물 호두를 활용한 호두비빔밥과 호두쌈장, 호두콩장 등 천안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소박하지만 특별한 한 상이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사이좋고 유쾌한 부부가 함께 차려내는 구수한 한 상을 맛본다.
▶ 기억해야 할 우리의 뜨거운 역사, 독립기념관
마침 8.15 광복절을 앞둔 시점, 천안을 찾은 김에 목천읍 독립기념관에 들른다. 이만기의 발길이 닿은 곳은 ‘조선총독부 철거 부재 전시공원’이다. 일제가 한국인의 자유를 빼앗고 한국을 지배하기 위해 세운 식민 통치의 핵심 기관 조선총독부. 1995년 광복 50주년을 맞아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했고, 철거된 건물 부재들이 독립기념관에 옮겨졌다. 전시공원을 둘러보며 우리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고,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생각해 본다.
▶ 아버지의 세월이 깃든 120년 가옥을 지키는 노부부
배로 유명한 성환 읍내 골목길을 걷다, 현대적인 건물들 사이에서 기이한 외관의 낡은 집 한 채를 발견한다. 폐가인가 싶었는데 이 집은 천안에 단 한 채만 남은 120년 된 ‘적산가옥’이란다. 적산가옥이란 일본이 패망 후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일반에 불하된 일본인 소유의 주택을 말하는 것으로, 말 그대로 ‘적의 재산’을 뜻한다.
120년 된 일본식 가옥에 살고 있는 집주인은 올해 86세의 임성택 어르신 부부. 일제강점기, 인근에 사금 광산을 갖고 있던 일본인 지주가 지었다는 이 집에 노부부가 살게 된 사연은 6.25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의사였던 임성택 어르신의 아버지가 피난길에 위험에 처한 한 산모를 처치할 공간을 찾다가 빈집으로 방치된 이 집을 발견했고, 그걸 계기로 이곳에 정착해 달라는 지역 주민들의 요청으로 이곳에 간단한 병원 시설을 갖추고 전쟁 중 수많은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이만기의 <동네 한 바퀴> [232회 이어간다, 빛나는 오늘 – 충청남도 천안] 편은 8월 12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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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