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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천고마비의 계절, 옹골찬 가을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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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천고마비의 계절, 옹골찬 가을 밥상
  • 박은철 기자
  • 승인 2021.09.2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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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KBS [반응이 센 CBC뉴스ㅣCBC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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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 천고마비(天高馬肥)와 천고인비(天高人肥)의 계절.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들이 곳곳에서 소식을 보내고 수많은 가을 결실 중에 작지만 실속있는 먹을거리를 모아 차린 옹골찬 가을 밥상을 만나본다 

“가을에는 손톱 발톱이 다 먹는다”, “가을 새우는 굽은 허리도 펴게 한다” 등 가을 먹거리와 관련된 속담은 유독 많다. 지치고 힘들었던 무더위를 떠나보내고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됐다. 집 나갔던 입맛이 돌아오고 그런 우리를 충족시켜줄 먹거리들이 산 너머, 바다 건너 수많은 곳에 널려있다. 가을 하면 크고 가득 찬 풍부한 식자재만 생각나기 십상이지만 의외로 작지만 실속있고 알차서 우리의 밥상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하는 것들이 있다. 모든 음식에 풍미를 더하는 참기름의 재료 참깨, 젓새우 중 가장 작지만 귀한 새우 자하, 작은 몸 안에 겸손과 청렴의 선비 정신을 품은 메추리와 메추리알, 마지막으로 알알이 귀한 3대 명약 구기자까지. 이번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작지만 소중한 가을 결실을 만나본다. 

“열려라 참깨” 마법 같은 한 방울

단 몇 방울만으로도 마법같이 음식의 풍미를 돋우는 고소한 참기름. 우리가 참기름을 먹을 수 있는 건 이맘때쯤 수확하고 말려서 터는 참깨가 있기 때문이라는데. 참깨를 베고, 말리고, 터는 과정까지 손이 많이 가고 귀한 만큼 한 알이라도 아끼고 또 아낀다. 큰어머니인 전수남 씨를 도와 깨 수확이 한창인 박명호 씨는 20여 년간 방앗간을 운영하며 깨를 볶고 참기름을 짜왔다는데. 명호 씨의 아내 연우 씨도 그런 남편을 누구보다 열심히 돕는다. 땀 뻘뻘 흘리며 일한 참깨 농부들을 위해 수남 씨가 참깨를 이용한 소중한 한 상 차리기에 나섰다. 

먼저 오리주물럭에 참깨를 넣으면 향과 맛이 고소해서 좋다는데. 조카며느리인 연우 씨를 위한 큰어머니 표 보양식이다. 그리고 가을 하면 빠질 수 없는 음식, 송편! 참깨와 설탕을 넣어 만든 참깨송편이 단연 송편 중의 최고이다. 예부터 참깨 농부들은 깨를 짜고 난 뒤 나오는 참깻묵조차 아까워 깻묵장을 끓여 먹었다는데. 명호 씨는 신혼여행도 못 가고 늘 바쁘기만 해서 미안했던 마음을 담아 아내를 위한 시래기 깻묵장을 끓인다. 작아도 알차고 고소한 참깨! 깨 볶듯 행복하기만 할 참깨 가족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젓새우 중 가장 작지만 귀한 새우, 자하

젓새우 중 가장 작은 새우라고 알려진 자하. 붉은 새우라는 이름의 자하를 잡으려면 썰물에 맞춰 나가 족대를 사용해야 한다. 어릴 적 마을 어르신들의 어깨너머로 배워 익혔다는 독고지호 씨. 여름의 끝자락부터 딱 가을까지 한 철만 잡혀 더 귀하다. 그 중에도 나오지 않는 날이 더 많다는 자하. 잡히자마자 거의 바로 죽기 때문에 젓을 담는 것도 빠르게 해야 한다. 서천의 귀한 특산물이라 옛날에는 집안의 어른들만 맛볼 수 있었다는데. 아직도 꾸준히 자하를 잡아오는 독고지호 씨 덕분에 어머니 장소저 씨는 아직도 자하를 즐겨 먹는다.  

고등학교 때부터 자하를 잡으러 다니던 독고지호 씨. 어머니를 위해 갖은 채소와 양념을 넣고 새콤하게 자하를 무친다.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어머니에게 자하는 귀중하고 소중한 식자재이다. 자하의 맛을 아는 이 마을의 부녀회장 신순식 씨도 자하 요리를 하기 위해 거들고 나섰다. 옛날에는 ‘젓국’이라고 부르던 ‘짜박이’는 추억을 간직한 최고의 음식이다. 그리고 자하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재료는 바로 돼지고기. 고기 잡내를 줄이고 풍미를 높여줄 뿐 아니라 맛의 궁합까지 완벽하다. 이맘때는 자하 뿐만 아니라 전어 또한 많이 나온다. 가을 전어 회무침과 전어전도 자하젓으로 간을 맞추고! 자하 덕분에 온 집안이 훈훈한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작은 몸속에 한가득 선비 정신을 품은 메추리  

이리저리 나와 있는 메추리(메추라기). 메추리는 야생성이 강해서 가끔 문이 열려있는 틈을 타 제멋대로 우리를 탈출하기도 한다. 메추리는 누더기를 입고도 만족할 줄 아는 청렴한 선비의 상징이라는데, 그동안 우리 밥상 위에서 서서히 자취를 감췄고 대신해서 메추리알을 생산하는 농장들이 생겨났다. 전직 교사였던 이재환 씨도 약 5년 전 메추리알 농사를 시작했다. 동생을 돕다가 그 덕에 누나 향희 씨까지 메추리알 사랑에 빠졌다는데! 달걀보다도 한참 작은 메추리알이지만 농장의 아침을 책임지는 든든한 식품이다.  

예부터 메추리 고기는 동의보감에 오장을 보호하고 근골을 튼튼하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영양이 좋다. 작지만 살도 꽤 있고 바싹하게 구우면 뼈까지 씹어먹을 수 있다는 메추리. 요즘에야 주로 메추리알장조림을 만들어서 많이 먹는다는데. 가족들은 장조림도 메추리고기를 넣어 만든다. 그리고 납일을 위해 사냥 후 잡은 고기로 끓였다고 전해지는 ‘납평전골’부터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메추리알호박전까지. 엄마 같은 누나 향희 씨와 그런 누나에게 고마운 마음을 한가득 가진 동생 재환 씨. 따뜻한 남매의 소중한 메추리와 메추리알을 함께 만나본다.

작지만 강한 명약, 구기자 

여름 구기자 수확이 끝나고 탐스럽게 익은 가을 구기자! 풍성한 가을 구기자를 보니 젊은 시절에는 몰랐던 풍요의 계절에 대한 감사함을 알게 됐다는 최보경 씨 부부는 고향으로 돌아와 구기자 농사를 짓고 있다. 그런 부부 곁으로 얼마 전 아들 석원 씨가 돌아왔다. 대기업 직원에서 초보 농부가 되어 열심히 구기자에 관해 공부하고 배우고 있다는 아들 석원 씨. 영롱한 색깔의 구기자는 워낙 작고 여려서 보석 다루듯 조심히 만져야 한다는데. 금지옥엽 키운 구기자는 예로부터 약재로 많이 쓰였다. 아들이 온 뒤 9번 찌고 말리고를 반복하는 구증구포 기법도 사용하고 있다는데, 이렇게 찌고 말린 구기자는 너덧 알만 물에 넣어도 구수한 맛이 올라온다. 

먼저 가을에 나온 햇것들을 넣고 영양밥을 짓는다. 사실 구기자는 뿌리부터 잎까지 버리는 거 하나도 없이 다 먹을 수 있다. 구기자나무의 뿌리껍질인 지골피를 넣고 물을 끓인 후에 닭을 넣고 삶는다. 구기자 영양밥을 짓고 남은 누룽지와 구기자 가루까지 넣으면 든든한 보양식인 구기자누룽지백숙이 완성된다. 그리고 이맘때 나오는 고추를 넣은 고추전부터 구기자순무침까지. 작지만 응축된 구기자로 수놓은 한 상을 만난다.

배우 최불암이 진행하는 KBS 1TV ‘한국인의 밥상’은 23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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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박은철 기자 press@cb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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