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19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시합 중 사망한 복서 김득구를 조명한다.
1970년대에 복싱은 고달픈 하루를 보낸 사람들을 열광케 한 '국민 스포츠'였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텔레비전 앞에 모여들었다. 그 가운데 두 눈을 반짝이며 경기를 지켜보던 17세 소년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김득구. 유난히 가난했던 집에서 태어나 제대로 먹지도 입지도 못했던 득구는 가족들 몰래 홀로 상경해 닥치는 대로 일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맨주먹 하나로 인생 역전을 이룰 수 있는 복싱은 한줄기 빛이자 희망이었다.
득구는 무작정 당대 최고의 복싱 명문, 동아체육관을 찾아갔다. "제가 관장님이 못다 이룬 챔피언의 꿈을 이뤄드리겠습니다"라며 패기 있게 체육관 생활을 시작한 김득구는 직접 개발한 독특한 운동법과 꺾이지 않는 집념으로 관장님의 눈도장을 받게 됐다. 그렇게 그에게 첫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프로 데뷔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승승장구하는 김득구. 마침내 동양 챔피언 김광민과의 승부를 앞두게 된다. 복싱계는 입을 모아 탄탄한 실력을 갖춘 '복싱 스타' 김광민의 승리를 예측했다. 하지만, 득구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다.
당시엔 드물었던 공격적인 성향의 왼손잡이 복서 김득구는 '링위의 불도저' 김광민을 압도하며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고 새로운 동양챔피언이 된 그의 이름이 신문 곳곳에 대서특필됐다. 이제 세계챔피언까지 단 한 계단만이 남은 상황이었다.
당시 한국 복싱 선수들에게 무덤이나 다름없었던 미국 원정 경기. 김득구의 상대는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WBA 라이트급 세계챔피언 레이 '붐붐' 맨시니였다. 24전 23승 1패의 전적을 가진 세계 최강의 복서였다.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처럼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득구가 승리할 확률은 희박했다. 그러나 득구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맨시니와의 경기를 승낙했다.
1982년 11월 13일, 마침내 복싱 강국 미국이 배출한 세계 챔피언 레이 '붐붐' 맨시니와 동양 작은 나라의 무명 복서 김득구가 라스베이거스 특설링에 올랐다. 맨시니의 일방적인 승리가 될 것이라 예상되었던 경기는 한 치 앞을 내다 볼 수 없을 정도로 치열했다. 오히려, 죽을 각오를 하고 덤비는 도전자 김득구에게 챔피언 맨시니가 밀리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한 남자의 인생을 건 도전, 복싱 역사상 가장 뜨거운 논란을 낳았던 그날, 그 경기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진다. 특히 어느 덧 예순이 넘은 레이 '붐붐' 맨시니가 '꼬꼬무'에 특별 출연해 40년 전 그날과 자신을 향해 전사처럼 덤볐던 도전자 김득구를 추억한다.
이번 '꼬꼬무'의 이야기를 함께 한 친구는 배우 박명훈, 가수 박혜원(HYNN), 그룹 위아이 멤버 김요한이다.
박명훈은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를 찾았다. 박명훈은 그날의 경기 영상들이 플레이되자 쓰러져도 포기 하지 않는 김득구 선수와 그 속에 담긴 절절한 사연을 들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자칭 '원조 꼬물이' 박혜원은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로 등장했다. 드디어 '꼬꼬무'에 오게 됐다며 기대감을 보이던 박혜원은 노래 실력만큼 시원시원한 리액션으로 장성규와의 찰떡 호흡을 보여줬다. 특히 박혜원은 집을 떠나는 김득구에게 어머니가 내민 '이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요한은 장도연의 이야기 친구로 함께했다. 김요한은 본인의 태권도 선수 시절을 되돌아보며 김득구의 도전과 불굴의 정신력에 깊이 공감했다. 누구보다 김득구의 마음을 잘 아는 김요한이었기에 녹화 내내 진지한 눈빛으로 장도연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가난했던 그 시절, 꿈을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한 청년의 결기가 그대로 느껴지는 '꼬꼬무' 예순 두 번째 이야기 '내 꿈은 가난하지 않았다 – 1982 최후의 도전' 편은 19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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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C뉴스ㅣCBCNEWS 이기호 기자 press@cb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