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인공지능(AI)을 둘러싼 경쟁 구도가 더 이상 소프트웨어 중심이 아니라 전력과 인프라를 둘러싼 물리적 자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망을 지역 민원의 대상이 아닌 국가 전략 인프라로 인식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18일 청와대에 따르면 김 실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AI는 추상적인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거대한 장치 산업”이라며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AI 기술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는 현실을 짚으며, 이제 희소한 자원은 코드가 아니라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전력, 송전망과 같은 물리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지능과 모델, 코드는 빠르게 공유되고 확산되지만 발전소와 송전망, 반도체 공장과 같은 인프라는 단기간에 복제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AI 경쟁은 알고리즘 중심의 경쟁이 아니라 자본과 물리적 인프라의 규모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엔비디아 GPU에 탑재돼 해외 데이터센터로 향하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는 대규모 AI 연산 클러스터를 충분히 구축하지 못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는 최고 수준의 장비를 만들면서도 정작 국내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비유로 설명됐다.
김 실장은 한국에 전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AI가 요구하는 규모와 속도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발전 설비의 총량 확대뿐 아니라 송배전망 구축, 입지 문제, 인허가 속도까지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기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전기를 소비하는 지산지소 원칙을 분명히 하고, 전력 생산 지역이 산업적 혜택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력망을 안보 인프라로 인식해 국가 재정을 투입하고, 민관 협력을 제도화하며, 안정적 운영을 책임질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김 실장은 AI를 기술 정책의 일부로 볼 것이 아니라 산업, 에너지, 재정, 국토 전략이 함께 움직여야 할 과제로 규정했다.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전력산업 구조개혁 역시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능 수입국’에 머물지 ‘지능 생산국’으로 도약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정부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대형 원자력발전소 2기 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에도 AI 데이터센터 등 성장동력 산업의 수요에 맞춘 에너지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방향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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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