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몽골=권오성 특파원] “Би Солонгос хүн(비 설렁거스 훙, 저는 한국사람입니다)”
몽골어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들을 향해 본 기자가 매번 답했던 말이다.
Сайн байна уу(센베노, 안녕하세요)나 Баярлалаа(바야를라, 감사합니다)가 아닌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를 수시로 밝혔던 것은 종종 몽골인으로 오해 받아 일어난 해프닝이다.
본 기자가 느낀 한국인에 대한 몽골사람들의 인식에서는 친밀함이 묻어있었다.
반대로 울란바타르 시내에 종종 보이는 한국어 간판은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큰 이질감을 주지 않을 듯했다.
기자에게 있어 몽골은 '대자연'과 '유목민' 그리고 '징기스칸'을 주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울란바타르 입성’
8월 끝자락 몽골 울란바타르는 한국의 무더위와는 달리 선선한 공기가 가득했다. 멀리 보이는 초원은 청량함을 더하기에 충분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타르는 ‘붉은 영웅’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몽골의 독립영웅 담디니 수흐바토르를 기념하기 위해 ‘붉다’와 ‘영웅’을 합쳐 만든 단어라고 한다.
일상화된 교통체증
울란바타르에 대한 솔직한 첫인상은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꽉 막힌 도시 같았다.
중심부로 갈수록 점점 길어지는 ‘예상도착시간’이 울란바타르의 교통문제를 대변하는 듯했다.
오죽했으면 “걸어서 한 시간 이내 거리는 걸어다니는게 빠르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하는 한국인들도 있었다.
도로에는 일본 차량이 가득했다. 흥미로운 점은 운전석이 좌측에 있는 차량과 우측에 있는 차량이 섞여 있었다.
좌측 운전석에만 익숙해져있던 기자는 때로 좌측 ‘보조석’에 앉아있는 아이가 운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오해를 하기도 했다.
엘승타사르하이, 사막과 초원의 조화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280km 떨어진 엘승타사르하이는 ‘미니 사막’으로도 알려져 있다.
엘승타사르하이는 초원 속에서 위치한 사막, 이질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모래 지대로, 모래언덕과 주변 초원의 대비가 인상적이다.
이곳으로 가는 길은 끝없는 초원이 펼쳐져 있는데 도로에서 낙타와 말, 소, 염소, 양 등을 기르는 유목민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영상이나 사진에서 접했던 바로 그 유목민들이다.
또한 초원에 설치된 게르(몽골의 전통 이동식 가옥)들을 종종 볼 수 있었다. 엘승타사르하이의 유목민 게르에 방문하면, 그들만의 따뜻한 환대를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손님으로 방문한 이들에게 유목민들은 흔히 전통적인 몽골 음식을 내어준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아이락(Айраг)과 아롤(Ааруул)이다.
아이락은 발효된 말의 젖으로 만든 전통적인 음료로, 약간의 알코올이 포함되어 있다. 이 음료는 유목민에게 일상적인 음료이자 손님을 맞이할 때 내놓는 특별한 대접이다.
아롤은 말린 유제품으로, 단단하고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우유를 응고시켜 만든 후 햇볕에 말려서 보관하며, 유목 생활에서 긴 여정 중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간식으로 활용된다.
테렐지 국립공원, 자연의 웅장함
테렐지는 울란바타르 동쪽으로 70km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엘승타사르하이에서 다시 울란바타르를 통과하면 테렐지 국립공원으로 갈 수 있다.
울란바토르에서 약 7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국립공원은 울창한 숲, 맑은 강, 그리고 독특한 바위들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자연경관으로 유명하다.
테렐지 국립공원은 몽골의 대표적인 자연 관광지로, 몽골인들 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캠핑, 승마, 하이킹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는 공간이다. 종종 말을 타고 지나가는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이 공원의 가장 유명한 명소 중 하나는 ‘거북이 바위’다. 이 바위는 거대한 거북이 모양으로 형성된 자연암석이다.
징기스칸 동상을 만나다
테렐지 국립공원을 떠나면, 몽골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는 징기스칸 동상도 놓쳐서는 안 될 명소이다. 이 거대한 동상은 높이 40m에 이르는 세계 최대의 승마 동상으로, 징기스칸이 말 위에 올라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동상 내부에는 전시관이 있어 징기스칸의 생애와 몽골 제국의 한때 찬란했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동상의 꼭대기 전망대에서는 주변의 탁 트인 초원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곳은 사진 촬영은 가능했지만 영상 촬영은 금지였다.
징기스칸 동상은 몽골의 강인함과 자부심을 상징하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징기스칸이 과거 황금 채찍을 발견해서 이곳에 동상을 세웠다고 알려져 있는데 동상은 징기스칸의 고향을 향하고 있고, 그 방향에는 징기스칸의 어머니 동상도 세워져 있다.
징기스칸은 몽골의 정체성이자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역사적 인물이다. 그를 동상으로나마 접하니, 그를 몽골인들의 자부심의 원천으로 삼는 이유를알 수 있었다. 거대한 동상이 초원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모습은 그가 이끈 '몽골 제국'의 위엄을 느끼게 했다.
★국내외 주요 재테크 정보 'CBC뉴스 돈지뢰'에서 만나보세요
▮ CBC뉴스ㅣCBCNEWS 권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