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뉴스 몽골=권오성 특파원] “들어올 때 집주인에게 고개를 숙여 존경의 표시를 하라는 의미입니다”
몽골 여행중 동행한 가이드가 게르 마다 입구 문높이가 왜 낮냐는 본 기자의 질문에 답한 말이다.
몽골 문화에서 집은 신성한 공간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때문에 그 공간에 들어갈 때는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기자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아무리 높은 사람이라도 그 문으로 들어갈 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을 듯했다.
실제로 게르에서 직접 생활해보니 문높이가 낮아 머리를 하루에도 두어번 부딪히곤 했다. 게르 문의 설계목적을 감안하면 겸손치 못한 본 기자의 태도(?)가 문제였다고 할 수 있겠다.
울란바타르에서 만난 몽골인 A씨는 “한국은 정이 많은 나라 같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거주하며 이삿짐센터에서 4년여간 근무한 적이 있다고 밝힌 그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서 석사과정 공부를 마쳤다는 B씨도 “한국에서 유학했던 기간이 그립다”고 말했다.
물론 단편적인 사례지만 몇몇 이들의 기억 속에 있는 한국은 분명 좋은 이미지가 형성돼 있었다. 울란바타르시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국 편의점과 대형마트 간판처럼 많은 영향을 주고 있을지 모른다고 여겨지기도 했다.
때문에 몽골을 여행한다면 앞서 게르의 문을 통과할 때처럼, 상대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는 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하겠다. 이는 단순히 여행을 더 즐겁게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모든 한국 여행객이 ‘민간 외교관’이라는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이들이 주는 한국에 대한 인상이 호오를 결정하는데 주요한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홍보대사도 중요하고 선전도 중요하지만 말로만 하는 생색내기나 겉과 속이 다른 꾸미기는 지양해야 한다.
몽골에서 유목민들이 아롤(전통 유제품)을 전해줄때는 두 손으로 받으면서 고개를 살짝 숙이는 것이 예의를 표하는 방법이라고 한다. 감사의 인사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아롤을 전해주는 이와 받는 이의 자세처럼 서로를 향한 존중의 마음이 기본이라고 할 수 있겠다.
▮ CBC뉴스ㅣCBCNEWS 권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