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2025년 10월 28일 오전 11시, 서울 프레스센터 목련실에서 제15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4인칭의 아이들』(김아나 지음)의 출간을 기념하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사회를 맡은 다산북스 편집자 정지혜의 인사로 시작됐다.
정 편집자는 “故 최명희 작가의 대하소설 『혼불』이 그려낸 인간 불멸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제정된 혼불문학상이 올해로 15회를 맞이했다”며, “혼불문학상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신뢰받는 문학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혼불문학상은 전주문화방송과 사단법인 혼불문학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전라북도·전주시·남원시·전북대학교가 후원한다. 제1회 수상작 『난설헌』을 비롯해 지난해 제14회 수상작 『시티 뷰』까지, 매년 한국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왔다.
올해는 총 332편의 작품이 응모했으며, 심사위원으로는 은희경(위원장), 전성태, 이기호, 편혜영, 백가흠, 최진영, 박준 등 일곱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치열한 논의 끝에 김아나 작가의 『4인칭의 아이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나와 너, 그/그녀를 넘어 ‘우리들’로”
김아나 작가의 『4인칭의 아이들』은 ‘행복한 아이들의 섬’이라 불리는 기숙학교에서 벌어진 착취와 통제를 고발하는 이야기로, 폭력의 기억을 공유한 아이들이 서로의 꿈을 통해 연대와 해방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 작품은 “3인칭에서 3.5인칭, 종내에는 4인칭으로 나아가는 독보적인 서술 방식”(심사평)으로 평가받았다. 심사위원단은 “타협하지 않는 서술과 절박한 진실의 힘이 작품을 압도했다”며, “집단적 고통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새로운 시도의 결과물”이라고 평했다.

은희경 심사위원장은 “고통을 소재로 소비하지 않고 질문으로 생성해내는 문학적 패기가 인상적이었다”며 “무거운 주제를 우회적이면서도 세련되게 풀어냈다”고 평가했다.
전성태 작가는 “다성적 내러티브 속에서 ‘우리’는 망자와 생명을 아우르는 4인칭의 존재로 확장된다”고 평했고, 이기호 작가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문학적 수사가 아니라 생존 전략과 응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 상은 아이들에게 주는 상입니다”
김아나 작가는 수상 소감에서 “이 상은 제게가 아니라 제 소설 속 아이들과 그들의 이야기에게 주는 상”이라며 “그들의 이야기를 받아 적은 사람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작가는 또한 “『4인칭의 아이들』은 이미 제 손을 떠났고, 독자들의 세계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 소설이 어떤 방식으로 읽힐지 두렵지만 동시에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글을 쓰는 동안 가장 많이 대화했던 상대는 어린 시절의 나 자신이었다”며 “1인칭의 언어밖에 몰랐던 시절의 나에게 ‘4인칭’이라는 새로운 시선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섬이라는 고립, 그리고 말하는 존재로의 전환”
간담회 질의응답 시간에는 작품의 주요 장치와 상징에 관한 질문이 이어졌다.
김아나 작가는 ‘행복한 아이들의 섬’이라는 공간 설정에 대해 “외부와의 완전한 단절이 필요했기에 섬이라는 형태가 필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4인칭’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같은 경험을 공유하고 소통하는 유동적인 집단을 의미한다”며 “각자의 삶으로 흩어지더라도 다시 모여 치유하는 과정이 곧 4인칭의 실천”이라고 해석했다.
꿈과 텔레파시, 샤머니즘적 요소에 대해서는 “이성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건이 세상엔 많다”며 “이성과 합리의 바깥에서 고통을 이해하려는 시도였다”고 말했다.
등장인물의 이름에 대해서는 “감에 의지해 정한다”며 “‘광’이라는 단어가 가진 자유로움이 인물의 내면과 잘 맞았다”고 밝혔다. 또한 “넘어진 아이의 웃음을 보고 다시 글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회고하며 “아픔 뒤에도 여전히 웃는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앞으로도 써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다음 작품은 더 자유로운 여성들의 이야기”
김아나 작가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자유롭고 말이 많은 여성들, 크게 노래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며 “다가올 겨울에는 플롯에 얽매이지 않은 새로운 장편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문학이 다시 ‘우리들’을 말하다
이번 『4인칭의 아이들』 출간 기념 간담회는 문학이 개인의 상처를 넘어 공동체의 목소리로 나아가는 여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혼불문학상은 올해도 또 하나의 새로운 목소리를 한국문학의 장(場)으로 불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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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김현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