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재부상하면서 한국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주가 강세가 환율 안정과 세수 확대로 이어지는 긍정적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중동 정세 악화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코스피 급등세는 원/달러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달러 환전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월평균 원/달러 환율(3시30분 종가 기준)은 1,447.39원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환율이 1,450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최근에는 1,420~1,430원대에서 등락하며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6,000선을 돌파하는 등 강세장을 연출한 반면, 미국 증시는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 속에 부진을 이어가면서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세도 둔화됐다. 신한은행은 2월 첫 주 일평균 6억6천만 달러에 달했던 개인의 미국 주식 투자액이 이후 3주간 1억 달러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 역시 2월 중순 이후 개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가 해외 투자 규모를 앞질렀다고 평가했다.
증시 활황은 세수에도 긍정적이다. 올해 1월 코스닥 증권거래세는 전년 동월 대비 2천억원 늘었고, 코스피 거래 증가로 농어촌특별세도 3천억원 더 걷혔다. 1월부터 증권거래세율이 0.05%포인트씩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세수 확대 폭은 더 커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증권거래세 수입을 지난해보다 2조원 늘어난 5조4천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자산시장 훈풍이 소비와 투자로 확산될지는 불확실하다. 이번 상승장이 반도체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수혜가 특정 업종과 투자자에 집중됐다는 점에서다. 자산가격 상승이 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부의 효과’ 역시 시차가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준석 가톨릭대 교수는 국내 투자자 주도로 전환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비 확대 여부를 판단하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안동현 서울대 교수도 지수 상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종목에 의해 견인된 만큼 소비 진작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종 특성상 고용 및 내수 파급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중동 정세 급변은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행동 이후 이란이 강경 대응에 나서며 긴장이 고조됐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했다. 정부는 부처별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점검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기준 원유 수입의 69.1%를 중동에 의존하며, 이 가운데 95% 이상이 해당 해협을 통과한다.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수급과 물류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제유가 급등 가능성도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해협이 전면 봉쇄되고 군사 충돌이 확대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현재 70달러 안팎 대비 7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유가 상승은 공업제품과 전기·가스·수도요금 등으로 전이되며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
환율 역시 다시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지정학적 불안이 확대되면 달러와 금 등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돼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증시 강세로 진정 기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재차 출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결국 국내 증시의 랠리가 실물경제로 확산될지, 중동발 충격이 이를 제약할지는 유가와 환율 흐름, 소비 심리 회복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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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