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로빈 후드 나무, 즉 시카모어 갭 나무가 자리 잡고 있던 곳은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자연 명소 중 하나로 꼽혀왔다. 그러나 이 상징적인 나무가 2023년 9월, 무참히 잘려 쓰러진 채 발견되면서 지역 사회는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뉴캐슬 형사법원은 9일, 이 나무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두 남성, 대니얼 그레이엄(39)과 애덤 커러더스(32)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시카모어 갭 나무는 로마제국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북부 영국을 방어하기 위해 세운 방벽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으며, 아름다운 경관으로 수많은 방문객을 매료시켰다. 특히 1991년 개봉한 영화 '로빈 후드'에 등장하면서 국제적으로도 유명해졌다.
검찰에 따르면, 그레이엄과 커러더스는 이 명물 나무를 고의로 훼손하여 각각 62만2천191파운드(약 11억6천만원)와 1천144파운드(약 210만원)의 손해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두 사람은 친구 사이로, 그레이엄은 소규모 공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으며, 커러더스는 기계공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 사건의 결정적인 증거는 두 남성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영상이었다. 영상에는 전기톱 소리와 함께 나무가 쓰러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으며, 메타데이터 분석 결과 영상이 촬영된 장소는 시카모어 갭 나무가 있던 공원으로 확인됐다. 또한, 그레이엄이 커러더스에게 "톱을 예열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사건 전후의 메시지 교환도 이들의 범행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작용했다.
범행 동기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검찰 측은 명확한 동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리처드 라이트 검사는 "피고인들이 순간의 웃음을 위해 무분별한 폭력 행위를 저질렀으며, 대중의 공분을 깨달았을 때조차 자백할 용기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자연유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며, 범죄 행위가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결과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두 남성의 선고 공판은 7월 15일로 예정되어 있으며, 형사상 손괴죄의 최고 형량은 징역 10년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자연 훼손을 넘어, 영국의 문화적, 역사적 유산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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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허연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