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의 한 한국식 호프집 ‘99치킨’에서 만나 2시간가량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갖고 반도체·바이오를 아우르는 인공지능(AI)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이날 자리에는 최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전략본부장과 황 CEO의 딸 메디슨 황도 동석했다. 양측은 AI 반도체부터 바이오 AI, 한국 AI 생태계 발전 방안까지 폭넓은 의제를 테이블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회동 장소는 치킨과 소주, 맥주를 파는 전형적인 한국식 호프집으로, 기념사진 배경에는 ‘호프’, ‘치킨’, ‘푸라이드 양념’ 등의 한글 간판이 선명히 포착됐다. 식사 자리에는 한국산 맥주도 올라 친근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만찬의 핵심 의제 중 하나로 엔비디아가 올해 선보일 AI 가속기 ‘베라루빈’에 탑재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공급 계획이 집중 논의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를 앞세워 엔비디아의 주요 공급사로 자리 잡은 만큼, 차세대 HBM4에서도 협력 구도를 이어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은 HBM뿐 아니라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 모듈인 소캠(SOCAMM),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전반에서의 협력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중장기 파트너십도 논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SK그룹이 ‘종합 AI 솔루션 공급사’를 지향하는 가운데, 엔비디아와의 접점을 다층적으로 넓히는 방안이 테이블 위에 오른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낸드플래시 자회사 솔리다임의 사명을 ‘AI 컴퍼니’로 변경하고 AI 반도체 및 솔루션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SK그룹은 국내 제조업 생태계의 AI 혁신을 목표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제조 AI 플랫폼을 도입해 ‘제조 AI 클라우드’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회동에서도 한국 AI 생태계 전반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협력 구상이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오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 가능성이 거론된다. SK바이오팜은 올해 목표로 ‘AI로 일하는 제약사로의 발전’을 내걸고 바이오와 AI를 결합한 퀀텀 점프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AI 플랫폼을 활용한 신약 개발, 임상 설계, 데이터 분석 등에서 SK바이오팜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두 총수의 딸들이 나란히 자리한 것도 향후 바이오·AI 분야에서의 차세대 네트워크 형성 측면에서 상징성이 있다는 평가다.
이날 만찬에는 양측 핵심 실무진도 대거 배석해 협력 논의의 무게감을 더했다. 엔비디아에서는 제프 피셔 수석부사장, 카우식 고쉬 부사장 등이, SK 측에서는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총괄 등이 참석해 양사 간 결속을 재확인했다.
선물 교환도 눈길을 끌었다. 최 회장은 황 CEO에게 반도체 콘셉트의 스낵 ‘HBM칩스’와 함께 AI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SK하이닉스의 행보와 자신의 리더십을 조명한 신간 ‘슈퍼 모멘텀’을 선물했다. 이는 지난해 황 CEO가 방한 당시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DGX 스파크’와 일본 위스키 ‘하쿠슈’를 건넨 데 대한 답례 성격이다. 황 CEO는 자리에서 곧바로 ‘HBM칩스’를 맛보고, ‘슈퍼 모멘텀’의 내용을 설명 듣고 주변에 책을 펼쳐 보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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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