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중동전쟁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 승패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해협을 장악하려는 이란과, 개방을 압박하는 미국이 정면으로 맞서는 형국이다.
3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과 가스 운반선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법제화하는 등 통제 강화를 본격화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해협 개방을 휴전 조건으로 제시하며, 6일까지 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에너지 시설 등 이란 인프라를 강타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해협이 이란 정권의 ‘최후 억지 카드’로 부상했다고 진단한다. 존스홉킨스대의 중동 전문가 발리 나스르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이란에 해협은 이제 핵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하다”며 “전쟁을 버틸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은 해협 통제와 그에 따른 수입”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해협 일대 물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한 달 넘게 위축된 상태다. 하루 100척 안팎이던 통과 선박은 수십척 수준으로 줄었고,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 선까지 치솟았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도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며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란은 유조선에 배럴당 1달러 수준의 통행료를 위안화나 스테이블코인으로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1척당 약 200만 달러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해협 통제가 장기화할 경우 이란 체제가 군사적 열세 속에서도 버틸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위원회의 에브라힘 아지지 위원장은 “새 규칙을 따르는 국가에만 통과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혀 차별적 통행 방침을 시사했다.
미국의 대응은 뚜렷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옵션을 거론하면서도 유럽·아시아의 역할을 촉구하는 등 메시지를 조정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작전 구상을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걸프 산유국들은 우회 수출 확대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연안 얀부항을 통한 송유관 수송을 늘리고, 아랍에미리트(UAE)도 푸자이라항을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 수송 능력에는 한계가 있어 해협 정상화 여부가 여전히 국제 원유시장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해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철수할 경우, 이란이 사실상 통제권을 유지하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제문제전략연구소의 하산 알하산 연구원은 “세계 해상 물류를 상시적으로 위협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법적으로도 논란이 예상된다. 자연 해협인 호르무즈 해협의 일방적 통제는 법적 분쟁 소지가 있으며,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상황에서 통행료 지급 자체가 제재 위반이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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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