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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석달 앞으로…매도·증여·저가 양도, 세 갈래로 쪼개지는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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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석달 앞으로…매도·증여·저가 양도, 세 갈래로 쪼개지는 선택
  • 하영수 기자
  • 승인 2026.02.09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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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주택단지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CBC뉴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점(5월 9일)이 석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주택자들의 ‘주택 정리’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매물이 늘고, 세무사 사무실과 은행 VIP 상담창구에는 매도·증여·저가 양도 등 각자 처지에 맞는 절세 전략을 찾으려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쇄도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이후 다소 주춤했던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이 다시 본격화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하면서도, “단순히 양도세와 증여세만 비교해 일괄적으로 ‘매도가 유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보유 자산 규모와 향후 상속·증여 계획, 보유 기간, 주택 가격 전망 등에 따라 해법이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 5월 9일 전, 당장은 양도 유리…자산 많을수록 ‘사전 증여’ 고민

9일 부동산·세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다주택자들의 세무 상담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가 연일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보유세 인상 등 압박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다주택자들이 매도와 증여에 따른 세 부담을 촘촘히 따져 보며 주택 수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현재 제도만 놓고 보면 5월 9일 이전에는 증여보다 양도가 세 부담 측면에서 유리한 구조다. 양도세 중과가 유예된 상태라 다주택자도 기본세율(6∼45%)과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는 반면, 증여를 택할 경우 증여세와 증여 취득세가 동시에 부과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가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 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을 보유한 A씨가 10년 전 10억원에 산 주택을 20억원에 매각한다고 가정할 경우, 5월 9일 이전에는 양도세가 3억2천891만원 부과된다. 기본세율 과세와 함께 10년 보유에 따른 장기보유특별공제 20%까지 적용된 결과다.

반면 이 주택을 자녀에게 단순 증여하면 자녀가 부담해야 할 증여세는 6억140만원으로, 중과 전 양도세의 약 2배 수준이다. 여기에 증여 취득세 2억4천800만원까지 더해지면 증여에 드는 총비용은 8억4천940만원에 이른다. 양도와 비교할 때 약 5억2천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양도가 무조건 정답’인 것은 아니라는 게 세무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양도 후 남는 현금을 결국 자녀에게 상속·증여해야 하는 2단계 과세 구조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A씨가 5월 9일 이전 20억원에 주택을 팔고 양도세 3억2천891만원을 낸 뒤 남은 약 16억7천100만원을 자녀에게 사전 증여한다고 가정하면, 현금 증여세로 4억7천400만원이 추가된다. 이 경우 양도세와 증여세를 합친 총 세 부담은 8억300만원으로, 애초 주택을 자녀에게 단순 증여했을 때(8억4천940만원)보다 절세 효과는 4천600만원에 그친다.

■ 유예 종료 후엔 ‘역전’ 가능성…“보유 자산 많으면 증여가 더 나을 수도”

5월 9일 이후 양도세 중과가 재개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같은 주택을 타인에게 매도할 경우 2주택자 중과세가 적용돼 양도세는 약 6억4천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이후 남은 13억6천만원을 자녀에게 증여하면 증여세 3억5천300만원이 추가돼, 총 세 부담은 9억9천300만원으로 불어난다. 이는 단순 증여 비용(8억4천940만원)보다 오히려 1억4천만원 이상 많은 수준이다.

만약 A씨가 3주택자라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3주택 중과세율이 적용될 경우 양도세는 약 7억5천만원으로 치솟고, 남은 자금을 자녀에게 증여할 때 발생하는 증여세 3억1천만원까지 합치면 총 10억6천만원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단순 증여보다 2억2천만원 이상 더 부담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부모의 보유 자산이 크고, 장기적으로 자녀에게 재산을 넘겨줄 계획이 뚜렷한 경우에는 중과 유예 기간에도 ‘사전 증여’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향후 해당 주택의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거나, 실거주·가업승계 등 이유로 ‘팔기 아까운 집’이라고 여기는 경우 증여 선택 비중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병탁 전문위원은 “집을 팔면 양도세를 내고 남은 차익을 결국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상속하는 경우가 많다”며 “겉으로 보이는 양도세·증여세 차이만으로 유불리를 단정하기보다는, 본인의 자산 규모·보유 기간·자녀에게 넘길 시점과 방법까지 종합적으로 따져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장에 급매물이 늘면서 부모와 자녀 사이에 이뤄지는 ‘저가 양도’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다주택자 B씨는 서초구 방배동의 중소형 아파트를 일반 매수인에게 팔지 않고 자녀에게 시세보다 싸게 넘기기로 했다.

저가 양도는 부모와 자녀, 법인과 대표 등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시세보다 다소 낮은 가격으로 직거래하는 방식이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매매 신고가액이 최근 3개월 내 실거래가보다 ‘30% 낮은 금액’ 또는 ‘3억원’ 중 더 작은 범위 안에 있으면 정상 거래로 인정돼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예컨대 시세 20억원인 아파트를 자녀에게 양도할 경우, 3억원 또는 시세의 30%(6억원) 중 적은 금액인 3억원까지는 낮출 수 있어 17억원에 매매 신고를 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양도세와 취득세는 시세 기준으로 부과된다.

시가와 거래가액의 차이가 3억원을 넘거나 시가의 5%(20억원 기준 1억원)를 초과하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이 적용돼, 과세당국이 세금 회피 목적의 거래로 보고 실제 거래가 아닌 시가(20억원)를 기준으로 과세할 수 있다. 이런 위험을 피하기 위해 다주택자들은 감정평가를 받아 시가를 입증하는 방식으로 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시세 하락기일수록 저가 양도가 유리해지는 만큼, 앞으로 급매물과 실거래가 하락이 본격화되면 증여성 저가 양도도 함께 늘어날 것으로 내다본다. 김종필 세무사는 “저가 양도는 양도세·취득세 절감보다는 자녀의 매수 자금 부담을 줄이고, 순수 증여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주택을 넘기려는 목적이 크다”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반 매도, 증여, 저가 양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주택 수를 줄이려는 다주택자의 움직임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선 다주택자 매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41건으로, 열흘 전보다 7.1% 증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하순부터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보유세 인상 등 강력한 다주택자 제재 방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뒤 처분에 나서는 다주택자가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이번 주 발표할 양도세 중과 보완 방안에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거주 임차인의 임대차 기간만큼 매수자의 실입주 의무를 유예해주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동구 고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재 임차인이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지 않는 조건으로 3천만∼5천만원의 이사비를 요구하는 사례가 많다”며 “급하게 팔아야 하는 집주인들은 이사비를 물어주면서까지 임차인에게 퇴거를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정부가 임차인의 임대 기간을 보장해 주면서도 매수자의 실입주 의무를 늦춰주면, 과도한 이사비 없이도 매물이 나올 수 있어 시장에 출회되는 물량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도 눈에 띄게 내려가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서초구 반포동 등 초고가 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다주택자는 물론, 보유세 부담을 우려한 은퇴자 1주택자들까지 급매물을 내놓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송파구 잠실 일대에서도 고점 대비 5천만∼1억원 낮춘 매물이 등장하고 있지만, 매수세가 붙지 않아 거래로 이어지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

송파구 잠실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는 세 부담 때문에 급하지만, 매수자들은 ‘5월이 가까워질수록 더 떨어질 것’이라며 관망하고 있다”며 “3∼4월까지는 매물이 늘면서 실거래가도 하락하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향후 매물 증가 폭은 정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임차인의 임대 기간을 어느 수준까지 인정해 줄지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선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은 제외하고 기존 임대차 계약 기간만 인정하는 방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해지를 요구할 경우 임차인은 갱신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선 임차인의 주거 안정을 강화하고 더 많은 매물을 시장에 유도하기 위해 갱신청구권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갱신권까지 전면 인정할 경우, 지침 발표 직전 신규 전세계약을 체결한 사례에서는 매수자가 최장 4년(2+2년)간 세입자를 둔 채 집을 보유하는 ‘사실상 갭투자’가 허용되는 셈이어서 토지거래허가제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 실수요자, 임차인, 정부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향후 2∼3개월간 세제·제도 변화와 시장 반응이 주택 시장의 단기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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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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