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BC뉴스] 정부가 미국의 대(對)한국 관세 인상 위기를 막기 위해 3월 안에 대미투자특별법을 통과시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9일 “3월에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면 미국이 관세 인상을 유예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열린 현안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법 지연을 이유로 관세 인상을 한다고 했기 때문에 그 이슈 해결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우리 국회에서 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한국에 대한 관세를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국회는 이날 대미 관세 협상의 후속 조치를 다루기 위한 대미투자특별법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특위 활동 기한은 다음 달 9일까지로, 여야가 합의한 만큼 이 시한 내 법안 처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 장관은 “우리 국회가 대미투자특별법을 신속하게 처리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미국 측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지난주 두 차례 화상 회의를 했다”며 “러트닉 장관은 이른 시일 내 여야가 합의한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아직 관보 게재가 안 된 상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언 이후 실제 조치가 담긴 관보 게재가 지연되고 있는 점도 정부는 주목하고 있다. 김 장관은 “보통 관보 게재까지 3일이나 일주일이 걸리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2주일 이상이 흘렀는데도 관보 게재가 되지 않은 것은 그간 우리가 기울여온 다각적인 노력이 미국 측에 전달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도 대통령이 한번 얘기하면 바로 거두는 경우는 없다. 어느 국가나 비슷하다”며 “수렴하는 과정에 있는 걸로 이해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관세 인상 통보 배경에 대해 일본과의 차이를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일본은 법안 없이 곧바로 프로젝트에 들어갔는데, 우리는 법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서 미국 측에서도 아쉬워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우리가 의도적으로 지연하거나 태만했던 게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했다.
정부의 목표는 관세 인상 자체를 막는 데 있다. 김 장관은 “관보 게재 대응 플랜도 준비하고 있지만, 할 수 있다면 관세 인상 없이 가는 것이 목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본질적 이슈를 해결하면 어느 정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지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는 “몇 가지 안을 놓고 논의 중인 건 사실이지만 상호 간 대외 보안 이슈가 있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법안 통과에 맞춰 합의되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 쿠팡 사태 등 비관세 장벽 논란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김 장관은 “미국 측이 대미투자특별법 지연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뭔가 건수가 있으면 이참에 ‘숟가락을 얹어서’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평소 한국에 대해 아쉬워하던 부분들을 이번 기회에 한꺼번에 쏟아내며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쿠팡 수사 이슈는 대미 투자, 비관세 장벽과는 분리해서 보고 있다”며 “미국 회사에서 자국 성인 80%의 정보가 해외로 유출됐다면 어떻게 했겠느냐는 식으로 역지사지의 입장을 전달했고, 미국 측도 어느 정도 수긍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 리스크가 상시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올해 1년 내내 이런 불확실한 상황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내일 아침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며 “불확실성을 관리해나가는 것 외에 특별한 해결책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관세 합의가 단순히 구두로만 한 게 아니라 서명을 통해 이뤄진 것이라서, 성실하게 지켜지면 양국 간 관세 문제도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한편 최근 상속세 관련 ‘가짜뉴스’ 논란에 휩싸인 대한상공회의소를 향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했다. 그는 “처음 보도자료로 기사가 나왔을 때 상속세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했다가, 자료를 자세히 보니 ‘상속세’ 언급은 없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굉장히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부를 비롯해 공적 기관들이 검증된 팩트에 근거해 보도자료를 내야 한다”며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사과 뜻을 전했다.
대한상의에 대한 감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 수위와 법적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김 장관은 “경제단체 본연의 정부 건의와 의견 수렴 활동이 위축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석유화학 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대산 프로젝트가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어 이달 말쯤 구체적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며 “석유화학 대책은 산업 전반이 아니라 지역별 특화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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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BC뉴스ㅣCBCNEWS 하영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