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철 기자] 한국의 국가 연구개발(R&D) 성공률은 무려 98%에 이른다. 도전과 실패를 필연적으로 반복해야 하는 연구들이 어떻게 이토록 완벽한 성공률을 보이는 것일까? 어쩌면 한국의 박사들은 매번 ‘성공 길만 걷는 연구’를 하는 것은 아닐까? 지난주 SBS 스페셜 <빵 터지는 노벨상> 1부에서 소개했던 이그노벨상 수상자 안드레 가임이 10년 뒤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것처럼, 지금 당장은 쓸모없어 보이는 아이디어가 훗날 인류를 구할 연구의 첫걸음일지도 모른다.
이번 주 <빵 터지는 노벨상> 2부에서는 주우재 X 궤도가 지금껏 한 번도 볼 수 없었던, 황당하고 엉뚱한 연구를 한 우리나라 이공계 박사들을 소개한다. 과연 그들이 연구소로 가져온 빵 터지는 ‘기술’은 무엇일까?
▶ 거품 : 내가 없어져 볼게. 얍!
연구소를 찾아온 첫 번째 박사는 조선대학교 기계공학과 이정원 교수. 그가 가져온 기술은 콜라를 넘치지 않게 따르는 방법?! 듣기만 해도 김빠지는 이 기술의 비밀은 이정원 교수가 직접 만든 컵에 있었다. 콜라를 아무리 부어도 거짓말처럼 거품이 사라지는 장면은 입을 떡 벌어지게 했는데. 이 교수의 기술을 이용하면 물방울을 집게로 집어서 옮기고, 칼로 싹둑 물 베기도 가능하다. 그런데 이 컵을 도대체 어디에 쓸 수 있을까? 그저 신기함을 넘어서 유의미한 쓸모를 찾을 수 있을까? 그러던 어느 날 세포배양을 연구하던 한 교수가 이정원 교수의 컵을 보더니 눈을 반짝인다. 얼마 후 콜라 컵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데. 궤도조차 깜짝 놀라게 만든 콜라 컵의 새로운 발견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 주우재의 둘리춤! 행복인가, 슬픔인가?
이번엔 두 명의 박사가 연구소 문을 두드렸다. 카이스트 기계공학과 박사과정 서보경,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박사과정 정지현! 두 사람은 다짜고짜 주우재의 팔다리에 센서를 채운다. “이제 춤을 추시면 됩니다.” 어리둥절한 주우재가 무반주로 둘리춤을 추자, 잠시 후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두 사람이 가져온 기술은 춤을 추면 AI가 춤동작으로 사용자의 감정을 읽고 어울리는 노래를 추천해 주는 시스템이다. 춤으로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을까? 주우재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상한데….”라며 박사들을 의심(?)했지만, 연구의 진가를 알아본 궤도는 “박사님들과 겸상할 기회는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며 엄청난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주우재가 방송에서 여러 번 선보인 둘리춤은 과연 어떤 감정으로 춘 걸까? 본인조차 몰랐던 둘리춤의 감정이 최초로 공개된다.
▶ 딱풀에 딱! 걸려든 박사님
인터넷 강의에서 수학 선생님은 두 부류로 나뉜다. ‘드르륵’을 잘하는 선생님과 못하는 선생님. ‘드르륵’이란 칠판에 ‘드르륵’ 소리를 내며 빠르게 점선을 긋는 기술을 말한다.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포항공대 네 명의 친구들이 ‘드르륵 현상’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분필을 잡고 움직이는 기계까지 제작했다. 그런데 이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가 어쩌면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데.
연구소를 찾은 네 번째 박사는 성균관대학교 바이오 메카트로닉스 학과 박진성 교수. 그가 가방에서 꺼낸 것은 고작 딱풀?! 유년 시절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법한 손장난. 엄지와 검지에 끈적한 풀을 비벼서 생기는 실로 최첨단 ‘마이크로 와이어’를 만드는 것이 그의 연구 주제다. 박진성 교수가 풀실 연구를 제안한 사람은 박 교수의 애제자 김웅 박사. 연구를 시작할 당시 학부생이었던 그는 ‘풀실로 네이처, 사이언스 가보자고!’하는 교수님의 유혹(?)에 넘어가 무려 5년 동안 딱풀을 놓을 수 없었다. 한번 사용한 풀실은 재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매 실험마다 풀실을 손가락으로 일일이 뽑아내야 했는데. 중요한 종이의 길은 멀고도 험난했지만, 풀실의 위력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과연 딱풀의 숨은 잠재력은 무엇일까?
‘대체 왜 이런 연구를?’ 웃음이 피식 터지는 연구에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는 과학자들. 그들의 하찮은 기술에는 어떤 쓸모 있는 반전이 숨어있을까? 소소해 보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박사들의 빵 터지는 연구가 11월 12일 일요일 밤 11시 5분 SBS스페셜 <빵 터지는 노벨상> 2부에서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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